여성 BJ 등신대 안고 ‘영혼 결혼식’…무릎 꿇고 오열한 男 알고보니
중앙일보
2026.07.05 05:34
2026.07.05 19:41
말레이시아에서 한 남성이 약혼녀 등신대를 놓고 영혼 결혼식을 진행한 모습. 사진 페이스북 계정 John Muaythai John 캡처
말레이시아의 한 남성이 결혼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약혼녀의 등신대와 결혼식을 올려 화제다.
3일(현지시간) 싱가포르 매체 아시아원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말레이시아 페낭주 버터워스에 거주하는 존은 웨딩드레스를 입은 약혼녀 사키라 사우의 실물 크기 등신대와 함께 이른바 ‘영혼 결혼식’을 진행했다.
영혼 결혼식은 신랑이나 신부 중 한 명 또는 양측 모두가 사망한 경우 치르는 전통 의식으로 영적인 세계에서 부부의 연을 맺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두 사람은 오는 11월 결혼할 예정이었지만 사키라가 지난달 23일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면서 무산됐다. 사망 원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사키라는 생전 인터넷 방송인(BJ)으로 활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존은 원래 결혼식에 초대했던 가족과 지인들을 예정대로 불러 결혼식을 열었다. 이날 존은 웨딩드레스 차림의 사키라의 등신대를 안은 채 버진로드를 걸었고 하객들은 박수로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했다.
행사장에서는 사키라의 사진과 영상이 상영됐고 전통 차례와 공연, 종이 공양을 태우는 의식도 이어졌다.
소셜미디어(SNS)에 공개된 영상에는 존이 사키라의 관 앞에서 무릎을 꿇고 오열하는 모습도 담겼다.
존은 결혼식을 마친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드디어 당신과 결혼했다”며 “이번 생에서 당신을 만난 것은 가장 큰 축복이었다”고 적었다.
이어 “다음 생에서는 반드시 다시 당신을 찾아 평생 함께하겠다”며 “우리의 사랑은 이별 때문에 단 한 순간도 변하지 않았다”고 했다.
현지 네티즌들은 “등판대를 들고 결혼하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사연을 알고보니 먹먹하다”, “관 앞에서 우는 모습을 보니 너무 안타깝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장구슬([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