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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호남 800조 베팅…미국에 투자 압박 빌미 주나

중앙일보

2026.07.05 08:02 2026.07.05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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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호남권 반도체에 총 80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미국 정부가 이를 계기로 대미 투자 확대를 요구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호남권 반도체 투자 발표 이후 미국 측의 추가 대미 투자 확대 압박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고 대응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호남권 투자 규모가 800조원에 달하지만 미국 투자 규모는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을 들어 미국이 추가 투자 확대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반도체 업계의 시각이다.

실제 미국 정부는 반도체 관세를 지렛대로 외국 기업의 미국 내 투자를 확대하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올해 초까지 미국에 생산시설을 짓지 않는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며 사실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겨냥한 바 있다. 현재 해당 관세는 유예된 상태지만 언제든 다시 추진될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연간 370조원대, SK하이닉스는 270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 상당수가 엔비디아·아마존·구글·오픈AI 등 미국 빅테크에서 발생한다는 점이 미국의 공세가 예상되는 지점이다.

일단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370억 달러(약 57조원)를 투입해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1공장은 올해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며 2나노 첨단 공정을 적용한 파운드리 생산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인디애나주에 38억7000만 달러(약 6조원)를 투자해 AI 메모리용 첨단 패키징 생산기지를 구축 중이다.

양사는 기존 미국 투자 계획의 구체화와 투자 속도 조절, 필요시 투자 규모 확대 등을 대응 방안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테일러 제2공장 건설 계획을 조만간 구체화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보다 미국 투자 규모가 작고 오는 10일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어 미국 정부의 투자 압박에 더욱 민감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인디애나 패키징 공장 외에 미국 내 메모리 생산공장 등 추가 투자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업계는 미국뿐 아니라 중국과 대만·일본 등 주요 반도체 경쟁국들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남권 투자 계획과 이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정부의 지역 균형발전 정책에 맞춘 대규모 국내 투자와 미국의 투자 확대 요구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미국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현지 투자 확대 압박을 더욱 강화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재홍([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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