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스토킹 피해자가 숨졌다. 어제(5일) 새벽 경기도 성남시에서 60대 여성이 한때 교제하던 50대 남성에게 흉기로 피습당했다. 피해자는 문제의 남성이 접근하자 스마트워치를 눌러 위험 상황을 신고했다. 경찰이 3분 만에 도착했지만 안타깝게 이미 숨진 뒤였다. 피해자는 지난달 8일 “자꾸 연락해 괴롭힌다”고 신고했고, 경찰은 해당 남성을 수사해 검찰에 송치했다. 아울러 피해자 100m 이내 접근금지와 연락금지 등의 조치를 내리고 피해자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했다. 그러나 반복 행동이 뚜렷하지 않다는 이유로 위치추적장치 부착이나 유치장 구금 조치는 신청하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에 신고를 하고 대처했음에도 스토커의 접근을 막지 못해 목숨을 잃고 말았다. 이를 계기로 현재의 스토킹 범죄 예방 대책과 신고자 보호 체계가 효과적으로 작동되고 있는지 재점검해야 한다.
모든 스토킹 신고가 강력범죄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별 직후나 접근금지 통보, 수사 단계 등 가해자의 보복심이 커질 수 있는 시점마다 위험도를 재평가하고 보호 수준을 높일 필요가 있다. 접근금지도 보완해야 한다. 외국의 사례를 참고해 피해자 100m 이내만이 아니라 피해자의 주거지와 직장, 자주 이용하는 장소를 금지구역으로 설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유관기관 사이의 정보 공유도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 지난 3월 남양주 스토킹 살인사건은 성폭력 범죄로 전자발찌를 찬 가해자가 별도의 접근금지 명령을 받았지만, 관련 정보가 법무부와 경찰 사이에서 제대로 공유되지 않아 범행을 막지 못했다. 법무부와 경찰은 오늘부터 범죄 유형과 관계없이 전자발찌 부착자가 스토킹 관련 접근금지 명령을 받으면 정보를 공유하기로 했다. 필요한 조치지만 형식적 절차에 그치면 또 다른 비극을 막을 수 없다.
스토킹 피의자에 대한 감시는 인권 침해 논란을 부를 수 있다. 그런 만큼 명확한 법적 근거와 법원의 통제, 사후 심사가 필요하다. 다만 반복되는 죽음 앞에서 사후 신고 중심의 보호에만 머물 수는 없는 일이다. 위험을 미리 분류하고, 사건 진행 단계마다 이를 다시 평가하며, 접근금지가 실제 차단과 격리로 이어지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