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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쿠팡 사건으로 인한 한·미 갈등, 이제 출구 찾아야

중앙일보

2026.07.05 08:26 2026.07.06 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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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후반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놓고 백악관 당국자와 청와대 당국자가 공개적으로 정반대의 입장을 표출하는 이례적 장면이 펼쳐졌다. 미국 연방 하원 법사위원회의 보고서에 이어 백악관까지 쿠팡에 대한 한국 정부의 일련의 조치를 ‘미국 기업에 대한 표적 수사’라고 규정했다. 반면에 한국 정부는 국적에 따른 차별적 대우나 조치가 없었다는 입장이어서 양국 주장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한·미 간에는 쿠팡 문제에 대한 이견을 포함한 불협화음이 중첩되면서 정상회담 합의 사항인 핵추진잠수함 건조와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 등 안보 분야 이행협상이 차질을 빚거나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쿠팡 사태가 더 이상 기업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한·미 관계 관리의 차원에서 풀어 나가야 할 외교 과제가 됐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서울=뉴스1) 최지환 기자 = 안전한 쿠팡만들기 공동행동 회원들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미국 대사관 앞에서 쿠팡 보고서를 발표한 미국 하원과 쿠팡 규탄 기자회견에서 항의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6.7.3/뉴스1

(서울=뉴스1) 최지환 기자 = 안전한 쿠팡만들기 공동행동 회원들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미국 대사관 앞에서 쿠팡 보고서를 발표한 미국 하원과 쿠팡 규탄 기자회견에서 항의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6.7.3/뉴스1


한국 정부는 쿠팡 조사가 국내법에 따른 적법한 절차이며 국적과 무관하게 이뤄진 조치라고 반박했다. 중국인 전직 직원에 의한 3300만 건의 개인정보 유출 의혹은 단순한 기업 규제가 아니라 국가 안보와 직결된 사안이라는 설명도 설득력이 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미국 국민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개인정보가 중국으로 유출됐다면 미국도 심각하게 대응했을 것”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법 집행의 정당성과 외교적 설득은 별개의 문제다. 사실 이런 입장은 정부가 여러 경로를 통해 설명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미국 백악관과 의회의 인식이 달라지지 않았다면 어떤 대응이 상대의 공감을 얻지 못했는지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 외교는 옳음을 주장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오해를 최소화하는 과정까지 포함한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쿠팡 논란이 이미 다른 한·미 현안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위성락 실장도 지난 4월 “쿠팡은 기업의 문제인데 한·미 안보 협의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안보 협의가 지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 이는 동맹관계 전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안보와 통상 등 양국의 핵심 협력에 부담을 주는 상황을 더 오래 끌 수는 없다. 정부는 미국 정치권과 행정부를 상대로 사실관계를 더욱 치밀하게 설명하고 이번 갈등의 출구를 찾아야 한다. 법 집행의 원칙을 지키면서도 동맹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 그것이 지금 정부가 풀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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