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1.8배 다 탔다…살인 폭염에 산불까지 덮친 유럽 비명
중앙일보
2026.07.05 09:52
2026.07.05 17:36
5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동부 니메스 인근 레데농 인근에서 발생한 산불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 AFP=연합뉴스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리고 있는 유럽 곳곳에서 산불이 번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스페인, 포르투갈, 프랑스에서 수일째 산불이 이어지면서 1만9000㏊(190㎢)를 태웠다. 파리의 1.8배에 달하는 면적이다.
각국 당국은 올해 여름 산불철이 예년보다 한 달가량 일찍 찾아왔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프랑스 소방청 고위 간부는 “이제 겨우 7월 초인데 우리는 기후변화의 결과를 겪고 있다”며 “소방대에 긴 시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르투갈 소방 당국은 지난 며칠간 북부 삼림 지대 1만3000㏊가 타버렸으며 현재 산불의 약 80%를 통제했다고 밝혔다. 포르투갈에선 앞서 화상 등 부상자가 9명 나왔다.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화재 진압을 돕기 위한 인력을 포르투갈에 급파했다.
스페인 북동부 코스타브라바 해안 인근에서 난 산불로 이틀 만에 2200㏊ 면적이 탔다. 소방 당국은 기온이 오른 탓에 화재 진압이 복잡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 피레네조리앙탈 데파르트망(광역 자치권)에서 페르피냥 동쪽의 산간지대 약 1500㏊를 태우고 화재가 번지고 있다. 소방관 750명, 소방 차량 200대 등이 동원돼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 4일 개막한 세계 최고 도로 사이클 대회 투르드프랑스가 열리는 곳과도 가까워 대회까지 위협하고 있다. 6일 제3스테이지 결승선이 있는 레장글에서 약 60㎞ 떨어진 곳에서 불이 나고 있다. 관계 당국은 계획대로 경기를 진행할지를 검토하고 있다.
그리스 제2도시 테살로니키 교외에선 풀밭에서 난 불이 강풍을 타고 재활용 공장으로 번지면서 유독가스를 내뿜는 큰불이 발생했으며 크로아티아 흐바르와 알바니아 탈레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다.
한편 유럽 지역은 낮기온 40도가 훌쩍 넘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명 피해를 비롯해 대규모 정전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폭염으로 인해 유럽에서 평년보다 1300명 이상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달 28일 엑스를 통해 “6월 21일 이후 유럽에서 고온과 관련한 초과 사망자가 1300명을 넘는 것으로 기록됐다”고 했다.
그는 “열 스트레스는 흔히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리는데 유럽의 주택과 직장, 학교는 이런 기온을 견딜 수 있도록 지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후 변화와 지구 온난화로 인해 ‘한 세대에 한 번’ 발생하던 폭염이 이젠 거의 매년 일어나고 있다. 우리는 이미 경고를 받았다”며 유럽 각국에 폭염 대응 보건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유럽을 에워싼 이번 폭염은 7월까지도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장구슬([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