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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 최소침습은 피부 적게 째는 것 아닌 뼈 손상 최소화

중앙일보

2026.07.05 13:30 2026.07.05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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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절제 없는 감압술

커브드 큐렛 등 수술 도구 차별화
신경 압박하는 황색인대만 제거
80대 환자도 부담 없이 치료

새길병원 이대영 병원장은 “진정한 최소침습은 뼈를 최대한 보존하고, 유합술은 가능한 한 시행하지 않는 데 있다”고 했다. 인성욱 객원기자

새길병원 이대영 병원장은 “진정한 최소침습은 뼈를 최대한 보존하고, 유합술은 가능한 한 시행하지 않는 데 있다”고 했다. 인성욱 객원기자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저려 주저앉는 게 일상이었어요.”

80대 김모씨는 수개월간 신경인성 파행에 시달렸다. 길을 걷다가도 다리와 엉덩이가 저려 몇 번이고 걸음을 멈춰야 했고, 잠시 허리를 숙이거나 쉬고 나서야 다시 움직일 수 있었다. 외출조차 꺼릴 정도로 증상이 악화하자 김씨는 뒤늦게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척추관 3개 마디가 좁아져 신경을 심하게 압박하는 상태였다. 일반적인 치료라면 뼈를 깎고 나사로 고정하는 유합술이 고려됐겠지만, 김씨가 찾은 서울 영등포 새길병원 의료진은 다른 길을 택했다. 자체 개발한 비유합 감압술(NOLD)을 적용해 뼈를 보존한 채 신경 압박만 해소하는 방법이었다. 덕분에 김씨는 큰 무리 없이 수술을 받았고, 다리 저림과 보행 장애가 호전되며 일상생활을 다시 이어갈 수 있게 됐다. 1년 뒤 추적 검사에서도 척추의 안정적인 상태는 유지됐으며 추가적인 불안정성은 나타나지 않았다.

NOLD와 기존 감압술의 차이점

NOLD와 기존 감압술의 차이점



뼈 1㎜라도 더 보존하는 게 중요

척추관협착증(척추 속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가 좁아진 상태)이나 디스크 탈출로 신경이 눌릴 때 전통적인 치료법은 뼈를 일부 제거해 공간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뼈 제거량이 많아질수록 척추의 후방 구조가 불안정해지고 근육의 손상 가능성도 커진다는 점이다. 심한 경우 척추의 불안정성을 해결하기 위해 나사못 고정 같은 유합술이 추가로 필요할 수 있다. 이는 회복력이 떨어지는 고령 환자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다.

새길병원 이대영 병원장이 세계 최초로 정립한 NOLD는 뼈는 보존하면서 신경을 압박하는 황색인대만 제거해 문제를 해결한다. 이 과정에서 기존 수술 도구와 달리 끝이 둥근 커브드 큐렛(curved curette)과 양방향 척추 내시경을 활용해 좁은 공간에서도 넓은 시야를 확보한 채 비대해진 황색인대만 정교하게 분리한다.

병변의 위치와 특성에 맞춰 치료법을 세분화한 것도 NOLD의 특징이다. NOLD는 중심관 협착증에는 NLBD, 추간공 협착증에는 NFFD로 달리 적용한다. 이 같은 수술 기법은 학계에서도 주목받았다. NOLD 수술법에 대한 논문은 2024년과 2025년 두 차례에 걸쳐 공신력 있는 척추 분야 국제학술지(Asian Spine Journal)에 게재됐다.

이 원장은 “많은 병원에서 피부의 절개 범위를 줄인 수술을 최소침습으로 소개하지만, 정작 중요한 건 뼈·근육·인대 등 척추의 후방 안정 구조를 얼마나 잘 보존하느냐”라며 “피부를 1㎝ 덜 째는 것보다 뼈를 1㎜ 더 보존하는 게 환자의 10년 뒤 예후를 바꾸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나사 고정 없이 감압만으로는 충분한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면 오해다. 다수의 무작위 대조 시험과 대규모 메타분석에서는 ‘감압 단독’과 ‘감압+유합’의 장기 결과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영국 의학저널(BMJ)에 실린 노르웨이 연구팀의 5년 추적 관찰 결과가 대표적이다. 이 연구는 척추뼈가 3㎜ 이상 앞으로 미끄러진 척추 전방전위증을 동반한 협착증 환자 267명을 대상으로 했다. 전방전위증은 위쪽 척추뼈가 아래쪽 척추뼈보다 앞으로 밀려 나간 질환으로, 척추의 안정성이 저하된 상태로 평가된다. 대개는 유합술 시행이 권고된다.

하지만 연구결과는 기존 통념과 달랐다. 감압만 받은 군과 감압·유합을 모두 받은 군은 오스웨스트리(Oswestry·요통 환자의 기능 제한 정도를 측정하는 데 사용되는 지표) 장애지수 30% 이상 개선율(5년 시점 양 군 모두 63%)과 재수술률이 통계적으로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이 원장은 “세계적인 신경외과 학술지 월드 뉴로서저리(World Neurosurgery)에 2018년 발표된 메타분석(환자 7만7994명 규모)에서도 유합술을 추가했다고 해서 평균 임상 결과가 더 나아지지는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새길병원은 뭐가 다를까

새길병원은 뭐가 다를까



인접 분절 퇴행 발생 걱정도 줄여

감압 단독 치료의 효과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축적되면서 실제 임상 현장에서도 NOLD 적용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새길병원에 따르면 지난 10개월간 이 병원에서 누적된 NOLD 시행 건수는 마디 기준 총 6788건(6월 30일 기준)에 달한다. 이 중에는 95세 초고령 환자도 포함돼 있다. 반면에 같은 기간 척추 유합술은 단 한 건도 시행하지 않았다.

병원 측은 고령 환자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NOLD의 활용 범위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합술은 출혈량이 많고 마취 시간과 회복 기간이 길어 고령층에 부담이 큰 데다, 수술 후 고정된 마디의 위아래 분절에 퇴행성 변화가 진행되는 ‘인접 분절 퇴행’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실제로 유합술에 대한 부담 탓에 허리 치료 자체를 미루는 고령층도 적지 않다”며 “하지만 시간을 끄는 사이 증상이 만성화하면 뒤늦게 신경 압박을 해소하더라도 쉽게 통증이 사라지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게다가 활동량이 줄면 근육과 체력이 빠르게 감소해 전반적인 신체 기능도 함께 떨어진다”며 “전신 상태가 악화하면 마취 부담이 더욱 커져 정작 수술이 필요한 시점에 처치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중요한 건 타이밍. 이 원장은 “설령 유합술이 필요하다는 설명을 들었더라도 뼈를 보존하는 NOLD 같은 저침습 감압술을 대안으로 할 수 있는지 제때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하지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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