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김우섭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초·중기, 내 관절 살리기 최우선 목표 말기엔 인공관절 치환술 좋은 대안
건국대병원
발목관절염은 퇴행성 변화보다는 과거 외상과 깊이 연결된 경우가 많다. 실제로 발목관절염의 약 70~80%는 과거 발목 골절, 반복적인 발목 염좌, 만성 발목 불안정성 같은 외상 후 변화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목관절염은 단순히 연골이 좀 닳은 상태로 끝나지 않는다. 관절 정렬이 조금씩 틀어지다가 말기로 악화하면 발목 관절이 안쪽으로 심하게 쏠리는 내반 정렬이 동반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변화가 지속되면 관절 한쪽에 하중이 몰리고 비탈길이나 울퉁불퉁한 길을 걸을 때 통증이 더 심해진다. 그래서 발목관절염은 단순히 진통제로 버티는 병이 아니라 통증의 원인인 정렬과 기능을 함께 봐야 하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활동 조절, 체중 관리, 스트레칭과 근력 강화, 보조기나 깔창, 지지력 있는 신발 착용, 그리고 소염진통제 같은 비수술 치료를 먼저 시행한다. 스테로이드 주사는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대개 일시적이며, 어디까지나 증상 조절용으로 보는 것이 맞다. 주사 치료는 생각보다 냉정하게 봐야 한다. 최근 연구를 보면 히알루론산 주사는 발목관절염에서 임상적 이득이 제한적이라는 메타분석 결과가 나와 있고, PRP(Platelet-Rich Plasma) 주사도 무작위 비교 연구에서 위약보다 뚜렷하게 낫다고 보기 어려웠다. 즉 주사 치료는 일부 환자에게서 통증을 덜어주는 보조적 치료일 수는 있지만, 닳은 발목을 근본적으로 되돌리는 치료는 아니다.
관절염이 더 진행하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게 된다. 초기·중기에는 관절경을 이용한 정리술이나 틀어진 정렬을 바로잡는 절골술처럼 내 관절을 최대한 살리는 치료를 우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통증이 심하고, 관절 간격이 많이 줄었으며, 일상 기능이 확실히 떨어진 말기라면 수술의 목표는 보다 분명해진다. 바로 통증을 줄이고 가능한 한 움직임과 보행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이다.
과거에는 말기 발목관절염 치료의 대표가 유합술, 즉 관절을 붙이는 수술이었다. 유합술은 지금도 매우 중요한 치료법이고 특정 환자에게는 여전히 좋은 선택이다. 다만 관절을 붙이면 통증은 줄일 수 있어도 발목 움직임은 잃게 된다. 장기적으로는 주변 관절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런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발전해온 치료가 발목 인공관절 치환술이다. 이는 단순히 통증만 없애는 수술이 아니라 걷고, 방향을 바꾸고, 경사를 오르내릴 때 필요한 발목의 움직임을 가능한 살려 더 자연스러운 보행을 기대할 수 있다. 이미 주변 관절에 부담이 있거나 발목이 완전히 굳는 것을 원치 않는 환자에게는 중요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