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부가 보호시설 확대와 거리 노숙자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지만, 높은 주거비와 정신건강 문제 등이 겹치면서 거리 생활을 하는 주민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일 시 소셜서비스국(DSS)이 발표한 연례 노숙자 조사(HOPE) 결과에 따르면, 올해 거리에서 생활 중인 노숙자는 499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11% 증가한 수치이며, HOPE 조사가 시작된 이후 가장 많은 인원이다.
HOPE 조사는 매년 겨울 하룻밤 동안 수천 명의 자원봉사자와 시 공무원들이 시 전역을 돌며 거리에서 생활하는 노숙자를 직접 집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조사에서는 맨해튼뿐 아니라 퀸즈와 브루클린, 브롱스 등 대부분 지역에서 거리 노숙자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뉴욕의 심각한 주택난과 치솟는 렌트, 정신질환 및 약물중독 문제가 거리 노숙 증가의 핵심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런가 하면 뉴욕시 노숙자 보호시설을 이용한 사람 수 역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비영리단체 ‘코얼리션 포 더 홈리스(Coalition for the Homeless)’가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뉴욕시 보호시설 시스템(DHS)을 이용한 사람은 총 19만453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이전 최고 기록을 경신한 것으로, 노숙 위기를 겪은 뉴욕 시민이 크게 늘었음을 보여준다.
보고서는 뉴욕시 노숙 문제 악화 원인으로 치솟는 렌트와 저렴한 주택 부족, 팬데믹 퇴거 유예 조치 종료로 인한 퇴거 증가 및 경제 불안정을 꼽았다
보고서는 “상당수 노숙이 예방 가능했음에도 적절한 렌트 지원과 영구주택 공급이 부족해 노숙자가 계속 늘고 있다”며 “노숙 문제 해결을 위해 저렴한 주택 공급 확대와 렌트 보조 프로그램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뉴욕시정부는 기록적인 폭염 속 거리 노숙자 보호를 위한 비상 대응체계인 ‘코드 레드(Code Red)’를 가동했다.
시는 기온이 위험 수준까지 오르는 폭염 기간에는 코드 레드를 발령하고, 거리 노숙자들을 보호시설과 쿨링센터로 안내하기 위한 특별 대응에 나선다. 코드 레드가 발령되면 시 노숙자서비스국과 민간단체 소속 거리 상담팀은 한낮인 정오부터 오후 8시까지 거리 곳곳을 돌며 노숙자들에게 생수와 전해질 음료, 자외선 차단제 등 폭염 대응 물품을 제공하고 쿨링센터와 보호시설 이용을 적극 권유할 예정이다.
시정부는 ”길거리에서 열사병 증상을 보이거나 도움이 필요해 보이는 노숙자를 발견하면 311에 신고해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