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부친·경찰 유착 의혹에…국수본부장 “명운 걸겠다”
중앙일보
2026.07.05 20:59
2026.07.05 21:10
홍석기 신임 국가수사본부장이 지난 3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서 열린 전국 수사지휘부 화상회의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홍석기 신임 국가수사본부장이 광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건과 관련한 경찰 유착 및 부실수사 의혹에 대해 "명운을 걸고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증거인멸 혐의로 수사 담당 경찰관을 긴급체포하고 22명 규모 전담수사팀을 꾸려 의혹 전반을 조사하고 있다.
홍 본부장은 6일 첫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장윤기의 부친인 광주지역 현직 경찰관 장모 경감과 수사팀의 유착 의혹에 대해 “유구무언”이라며 “감찰 결과 수사 전환이 필요하다는 보고를 받아 엄정 수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건은 명운을 걸고 한 점 의혹 없이 수사하겠다”고 강조했다.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 논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경찰의 부실수사와 유착 의혹이 잇따라 불거지자 경찰 수사 총책임자가 직접 강도 높은 수사 의지를 밝힌 것이다.
광주경찰청은 이날 장윤기 사건을 담당했던 광주 광산경찰서 형사과 소속 A 경감을 증거인멸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A 경감은 장윤기의 범행에 사용된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서 범죄 관련 증거물을 직접 제거한 것으로 경찰 수사감찰 결과 확인됐다.
지난 5월 5일 광주 도심에서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살해해 살인·살인미수 등의 혐의를 받는 장윤기(23)가 그 달 14일 오전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고 있다. 장윤기는 이날 광주에선 처음으로 신상이 공개됐다. 뉴스1
또 사건 초기 경찰이 범행에 사용된 SUV와 장윤기의 자취방에 있던 훼손된 리얼돌 등 주요 증거물을 실물 보존 없이 가족에게 인계한 사실도 드러났다. 장윤기의 부친은 이후 리얼돌과 휴대전화 등을 폐기해 증거인멸 의혹을 받고 있다.
홍 본부장은 “증거가 왜 누락됐는지 철저히 수사하겠다”며 “언론 보도로 알려진 내용뿐 아니라 감찰 과정에서 확인된 사항까지 모두 조사해 의혹을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국수본 지시에 따라 광주경찰청 수사과장을 팀장으로 하는 22명 규모 전담수사팀을 꾸려 장윤기 부친과 수사 담당자 간 유착 의혹 등을 조사하고 있다.
홍 본부장은 “우려를 고려해 기존 형사 라인은 모두 배제하고 반부패수사 전담 인력 중심으로 수사팀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광주경찰청 역시 감찰 및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광주청과 일선 경찰서 관계도 조사 대상”이라며 “광주청 직원들도 해당 경찰서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휘 책임이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친족의 증거인멸을 처벌하지 않는 형법상 친족상도례 특례와 관련해서는 “이번 사건뿐 아니라 일반 사건에서도 필요성을 느껴왔다”며 “국회가 입법적으로 정리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재홍([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