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이상 버티다가 지난해 폐업한 사업자가 수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연간 기준으로 처음 30만 명을 넘었다. 대형마트 홈플러스마저 파산 기로에 놓이면서 중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가중될 거란 우려가 나온다.
서울 중구 황학동 주방거리의 매장. 연합뉴스
6일 국세청 국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실제로 사업을 운영 중인 사업자(가동사업자) 수는 1032만1407명으로 전년보다 1.7% 늘었다. 2005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저 수준이다. 가동사업자 증가율은 2020년 7.5%로 정점을 찍은 뒤 2021년 6.4%, 2022년 5.1%, 2023년 2.8%, 2024년 2%로 5년 연속 둔화하다 지난해 결국 1%대를 찍었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내수 부진이 이어지며 창업이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신규 사업자는 전년보다 4.1% 줄어든 116만8273명으로 집계됐다. 5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며 2014년(112만7246명) 이후 최소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폐업자는 97만5681명으로 최초로 100만 명을 넘었던 2024년(100만8282명)보다 3.2% 줄었다. 하지만 창업 열기가 식으면서 신규 사업자 대비 폐업자 비율은 지난해 83.5%로 2013년(84.0%) 이후 12년 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다. 새로 생긴 사업자가 100명이면 문을 닫은 사업자가 83.5명이란 의미다.
특히 지난해 5년 이상 버티다 폐업한 사업자도 31만7406명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전체 폐업자 3명 중 1명(32.5%)이 5년 이상 존속 사업자로, 이 비율 역시 2020년 이후 5년 연속 상승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주된 폐업 사유는 ‘사업 부진’으로, 50.4%를 차지했다.
업종별로는 음식업 부진이 심했다. 지난해 음식업 가동사업자는 전년보다 1.9% 줄어든 79만8969명으로 80만 명 선이 무너졌다. 5년 이상 존속하다가 지난해 폐업한 음식점 수는 4만1659곳에 달했다. 비교 가능한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2007년 이후 최대였다. 20년 이상 영업해온 음식점도 2797곳이 문을 닫았는데, 역대 가장 많았다. 2021년(1738곳)과 비교하면 4년 새 61% 늘었다.
홈플러스가 지난 3일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으로 파산 위기에 놓이면서 자영업 경기에 낀 먹구름은 더 짙어졌다. 홈플러스가 2주 안에 20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 방안을 마련해 항고를 제기하지 못하면 파산 수순을 밟게 된다. 최종 파산하면 직·간접 고용 인력은 물론 입점업체 점주, 납품업체 등이 연쇄적으로 피해를 본다. 정부가 4400억원 규모의 긴급 유동성 지원에 나섰지만, 홈플러스 협력업체가 4600여 곳에 달하는 만큼 연쇄 도산을 막기에는 한계가 있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