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대구 동구 청구고에서 고3 수험생들이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를 치르고 있다. 연합뉴스
고교 입학 후 1년이 지나지 않아 학교를 그만둔 학생이 지난해 1만 명을 넘긴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도입된 내신 5등급제로 인한 현상이란 사교육 업계의 해석을 두고 6일 교육 당국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6일 교육부는 학업 중단 통계 자료를 공개하면서 “내신 5등급제만으로는 자퇴 증가 원인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학업중단 학생은 자퇴·퇴학·제적(사망 등) 등을 포함한 경우로, 자퇴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최근 사교육 업계에서는 학교알리미 등 공개 데이터를 인용해 상위권 학생들이 내신 점수를 다시 받기 위해 자퇴 뒤 고1로 다시 입학하는 ‘내신 리셋’이 늘어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교육부가 성적 구간별 자퇴 세부 현황 자료를 토대로 이를 반박한 것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고1 학업 중단 학생은 2021년 6112명에서 2025년 1만6명으로 63.7% 증가했다. 지난해 학업 중단 학생은 전년도에 비해 7.1% 증가했지만, 전년도 대비 증가율로만 보면 2022년(28.9%)보다는 낮다. 김한승 교육부 교육과정운영지원과장은 “자퇴 결정에는 대인관계와 학교생활 적응, 해외 출국과 질병 등 복합적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내신 점수를 처음부터 다시 받기 위해 상위권 학생들이 주로 자퇴한다는 추정에 대해서도 교육정보시스템(NEIS) 학적변동 통계·성적 데이터로 반박했다. NEIS에 따르면 2025학년도 고교 1학년 자퇴생 평균 등급은 3.7(5등급제)이며, 9등급제로 환산 시 6.7로 나타났다. 5등급제에서는 상위 10%가 1등급, 9등급제에서는 11% 이내가 1·2등급이다. 반면 2023·24학년도 고교 1학년 자퇴생 평균 등급은 2023년 6.2등급, 2024년 6.3등급으로 나타났다.
자료 교육부
교육부는 지난해 일반고 1학년 자퇴생 중 1등급대 학생 비율은 6.7%로, 전년 대비 소폭 증가(52명, 0.7%포인트)했으나, 2년 전인 2023년과 비교하면 오히려 감소(12명, 0.4%포인트)했다는 통계도 공개했다. 지난해 고교 학업을 중단한 학생이 올해 다시 신입학한 학생도 1225명으로 전년(1150명)과 유사한 규모로 나타났다. 재·편입학 규모 역시 470명으로 전년(490명)과 유사했다. 김한승 교육부 과장은 “다시 학교에 입학하는 이유로는 질병 치료와 가정 사정 등 다양한 사유가 있다”고 전했다.
내신 5등급제에서 전 과목 1등급을 받지 않으면 ‘인서울’이 어렵다는 주장도 반박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2025학년도 고교 1학년 1·2학기 전 과목이 모두 1등급인 학생 수는 4659명(1.1%)으로 1학기(7373명) 대비 36.8% 감소했다. 2028년 서울 소재 주요 19개 대학 입학 정원은 6만1939명이다. 여기에 내신 5등급제는 9등급에 비해 석차등급 산출 과목 수가 42개에서 114개로 증가해, 3년간 전 과목 모두 1등급을 받는 학생의 비율은 더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신진용 교육부 대입정책과장은 “이러한 추세가 계속된다면 3학년까지 전 과목 모두 1등급인 학생 수는 의대 입학정원(2028년 기준 3671명)보다도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2028학년도부터 정시(수능위주전형)에서 학생부를 평가 요소로 활용하는 대학이 확대됨에 따라 자퇴 뒤 검정고시를 치르는 것도 대입에 유리하지 않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학생부 교과전형에서도 단순히 교과성적뿐만 아니라 출결상황 등 정성평가를 함께 반영한다고 강조했다.
사교육 업계에서는 최상위권 의대는 여전히 3년 중 한 과목이라도 2등급이 나오면 합격이 어려운 점 등을 들어 내신 5등급제가 학교 현장 혼란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내신 등급 차이가 무뎌지면서 선발 기준이 불투명해져 입시에 혼란이 가중되는 건 명백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