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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달래고, 무기 구입 늘리고…위기의 나토 정상회의 쟁점은

중앙일보

2026.07.05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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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만나 회담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만나 회담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 로이터=연합뉴스

서방국 방위 동맹체인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가 7~8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연례 정상회의를 연다. 지난해 재집권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에 안보를 의존하는 유럽 동맹국이, 정작 미국이 필요할 때는 뒷짐만 지고 있다”며 나토 탈퇴 가능성을 언급해 왔다. 나토의 위기 상황에서 열리는 이번 회의에선 미국이 요구하는 나토 회원국들의 국방비 증액 및 무기 구입 문제가 주요 의제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나토가 당면한 최우선 과제는 나토 국방비의 60%를 부담하는 미국을 달래 붙잡는 것이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정상회의를 두고 “트럼프와 긴장을 완화(smooth over tensions)하기 위한 회의”라고 평가했다. 나토는 유럽 회원국이 국방비를 증액하는 등 자체 안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할 계획이다.

나토는 지난해 6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2035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5%를 국방 분야에 지출하겠다고 합의했다. 구체적으로 무기와 병력과 같은 핵심 국방 분야에 GDP의 3.5%, 사이버 보안과 군용 차량 통행 등을 위한 도로·교량 등 군 관련 인프라 보강에 나머지 1.5%를 지출하기로 약속했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최근 수차례 유럽과 캐나다가 안보 증강을 위해 군비를 대폭 늘리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유럽이 미국에 ‘안보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는 트럼프의 비판을 잠재우려고 노력하는 모양새다.

로이터는 “8일 발표할 정상회의 공동 선언문 초안에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나토 정상이 상호방위 조항(제5조)에 따른 ‘철통 같은(ironclad)’ 집단방위 공약을 재확인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안팎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트럼프가 나토의 결속에 힘을 실을 것이란 관측이다.

노르웨이 해군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해안에서 미국과 나토 회원국 간의 해상 훈련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노르웨이 해군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해안에서 미국과 나토 회원국 간의 해상 훈련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실제 군사력을 확보하는 방안도 집중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뤼터 사무총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1년 전에는 모든 게 (방위비 증액) 약속에 관한 것이었다”며 “올해는 약속을 이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폭증하는 수요를 방산업계가 감당하지 못하는 ‘생산 수용 능력’의 한계에 직면했다”며 “실제 무기와 전투력을 확보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토는 정상회의 기간 중 방산업체 임원진과 정부 관계자를 초청, 무기 생산 증대 방안을 논의하는 포럼을 개최한다. 로이터는 포럼에서 수십억 달러 규모 신규 방산 계약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K 방산’을 밀어붙이는 이재명 대통령의 참석이 주목받는 이유다. 한국산 전차와 자주포, 탄약, 방공체계 등에 대한 유럽의 관심이 크게 높아진 만큼 한국과 방산 협력이 주요 의제가 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당국자도 5일 열린 프레스콜에서 이번 나토 정상회의 기간 수십억 달러(수조원) 규모의 미국산 무기 판매 계약이 있을 예정이라고 밝혀, 회원국의 국방비 증액을 미국산 무기 수출 확대로 연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우크라이나 지원은 여전히 핵심 의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번 정상회의에 초청됐다. 로이터는 “공동선언문 초안에 나토 회원국이 우크라이나에 올해 700억 유로(약 122조원) 규모 군사 지원을 제공하고, 내년에도 최소 같은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종전 이후 질서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다.

나토의 역할 확대도 관전 포인트다. 중동과 인도·태평양까지 영역을 확대하는 나토가 바뀐 안보 환경에 어떻게 적응할지도 논의할 예정이다. 최근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와 협력을 강화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결국 이번 회의가 ‘유럽 방위동맹’을 넘어 글로벌 안보 네트워크로 진화하려는 나토의 방향성을 확인하는 무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김기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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