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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간 여름 물폭탄 집중된 곳은 ‘여기’…닷새만에 한달치 비 다 왔다

중앙일보

2026.07.06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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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전선이 북상하며 전국이 늦은 장마에 돌입한 가운데 집중호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달여에 걸쳐 내릴 비가 2~3일 이내에 쏟아붓는 등 국지성 호우가 잦은 지역은 더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7·8월 강수량 1~10위 중 9곳이 수도권 북부


6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30년(1991~2020년)간 7·8월 강수량이 가장 많았던 지역 1~10위 중 9곳이 서울·경기 북부였다. 1위인 한라산 성판악(1300.9㎜)을 제외하곤 경기 의정부(824.9㎜), 서울 도봉구(803.5㎜), 경기 동두천(779.2㎜), 서울 강북구(778.5㎜) 등 산지가 많은 수도권 북부 내륙 지역이 뒤를 이었다. 기상청은 전국 지상기상관측소(ASOS)·자동기상관측장비(AWS) 등을 통해 강수량을 취합한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전문가들은 이들 지역은 공통적으로 기류가 산지에 부딪혀 상승하기 쉬운 지형이라고 지적했다. 여름철 남쪽에서 올라온 고온다습한 공기가 높은 산맥에 막히면서 강제로 상승하고, 여름철 내륙이 빠르게 가열되며 국지적으로 대류 활동이 강화된다는 곳이다.

이광률 경북대 지리교육과 교수는 ‘우리나라 주요 산줄기의 강수 분포와 지리적 요인의 상관성’ 논문을 통해 “한북정맥 남사면에 해당하는 경기 북부 산지는 화악산(해발 1468m), 명지산(1267m) 등 고봉이 위치하고 있다”며 “7~9월 이 일대 주요 호우 사건은 한반도 남서부 해역으로부터 이동해온 습한 공기가 1000m에 달하는 비교적 높은 산줄기를 만나 지형성 강수를 형성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가평 닷새만에 380㎜…포천은 아직 ‘복구중’


지난해 7월 20일 경기 가평군 조종면 대보교에서 물이 범람하는 사고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이번 사고로 80대 남성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뉴스1.

지난해 7월 20일 경기 가평군 조종면 대보교에서 물이 범람하는 사고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이번 사고로 80대 남성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뉴스1.


작년에도 이들 지역엔 시간당 100㎜를 넘는 집중호우가 나타났다. 가평군이 대표적이다. 30년간 7·8월 강수 합계 전국 7위를 기록한 곳이다. 지난해 7월16~20일 총 380㎜의 물 폭탄이 쏟아졌다. 7·8월 합계치(764.2㎜)의 절반이 닷새만에 쏟아진 셈이다. 이 중 20일엔 시간당 104.5㎜의 비가 내렸다.

6위인 경기 포천의 내촌면은 지난해 7월20일 하루에만 254㎜의 비가 내렸다. 이에 따라 백운계곡, 영평천 일대에선 산사태로 토사가 유출되고 주민이 급류에 실종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이 지역은 장마 후 1년이 지난 현재까지 작년 수준으로 복구되지 않고 있다.

반면 남서풍이 태백산맥을 넘어 상대적으로 고온건조해진 동해안 지역은 7·8월 강수량이 적은 지역으로 분류됐다. 울릉도(351.7㎜), 울산 울기(373.4㎜), 경북 영덕(407.9㎜), 울진(416㎜) 등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4월24일 서울 광화문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공사현장을 찾아 빗물배수터널 추진현황을 보고 받고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4월24일 서울 광화문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공사현장을 찾아 빗물배수터널 추진현황을 보고 받고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도심에선 침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수도 용량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지성 집중호우로 2021년 26억원 수준이던 도시 침수 피해액이 지난해 280억원으로 10배 이상 늘었기 때문이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강수량이 예상치를 벗어나는 빈도가 늘어나면서 현행 10년~30년 폭우 빈도에 준해 설계된 하수관로를 신속하게 100년 빈도로 교체해 빗물이 잘 배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도심 곳곳에 빗물받이를 늘려 비를 분산해 저장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피해 복구도 중요하지만, 침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예방 예산’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허정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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