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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테슬라가 남쪽으로 간 이유와 ‘호남 반도체’

중앙일보

2026.07.06 08:08 2026.07.06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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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영 코리아중앙데일리 편집국장

박현영 코리아중앙데일리 편집국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호남 반도체’ 공장 설립을 검토한다고 발표했을 때 미국 빅테크가 남부의 텍사스주나 조지아주로 옮겨가는 최근 추세가 떠올랐다. 빅테크들은 주로 실리콘밸리와 뉴욕 같은 북부 연안 도시 주변에 몰려 있는데, 2020년대 들어 본사 또는 핵심 생산시설을 남부 주로 이전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테슬라는 2021년 캘리포니아주에서 텍사스주 오스틴으로 본사를 옮겼다. 전기차 생산 허브인 기가팩토리도 지었다. 앞서 오라클과 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HPE)도 캘리포니아에서 텍사스로 본사를 이전했다. 빅테크 대표 주자인 테슬라가 실리콘밸리 탈출 행렬에 합류하면서 기술 기업의 남진 현상이 뚜렷해졌다. 최근 삼성전자 미국 법인도 뉴저지주 본사를 연내에 텍사스주로 옮기기로 했다. 부동산 비용과 물가가 싸서 운영비 절감에 유리하고, 인재 유치도 어렵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한 테슬라 로보택시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시내를 달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한 테슬라 로보택시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시내를 달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테슬라가 남쪽으로 간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선, 땅값 등 제반 비용이 낮아서 투자 효율이 높다. 캘리포니아보다 적은 비용으로 넓은 부지를 확보해 시설 확장이 용이했다. 주 정부 규제는 덜 하고 세율은 낮다. 캘리포니아주 정부가 코로나19 때 방역을 이유로 테슬라의 프리몬트 공장에 대해 생산 중단 명령을 내리자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가 거세게 반발한 바 있다. 텍사스주는 법인세율과 개인 소득세율이 모두 0%다. 캘리포니아주 법인세율은 8.84%, 최고 소득세율은 14.4%이다. 텍사스로 이전하면 회사 이익은 늘고, 임직원 실질 임금은 오른다. 대도시와 공항이 가까워 인프라도 우수하다. 수준 높은 대학과 노동 인구도 풍부하다. 주주와 임직원에게 이전의 필요성을 설득하기에 충분한 여건이다.

한국 상황은 정반대다. 국내 법인세율과 소득세율은 전국 모든 시·도가 동일해 법인도 개인도 지방 이전으로 인한 혜택은 없다. 최저임금도 전국이 같다. 전남·광주는 인구 순유출이 심각하다. 경제 기반은 약화했고, 인프라도 부족하다. 바로 이 부족한 부분을 채워달라고 정부가 기업을 설득한 모양새다. 탄탄한 경제 기반과 풍부한 노동력을 활용하기 위해 텍사스로 간 테슬라와 반대로, 삼성과 SK그룹은 반도체 공장을 지어 지역 경제를 살리고 인구를 늘리라는 추가 미션을 부여받은 셈이다.

자본주의 경제에서 기업의 투자 결정은 어떻게 이뤄지는 게 옳을까. 효율적 투자를 통한 이윤 극대화, 주주·임직원의 만족도에 초점을 맞춘 테슬라의 선택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삼성전자·하이닉스는 자본과 기술을 놓고 빅테크와 경쟁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박현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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