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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장윤기 사건이 드러낸 경찰 수사 독점의 위험성

중앙일보

2026.07.06 08:26 2026.07.06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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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여고생 살해 혐의로 구속기소된 장윤기 사건에서 경찰의 부실 수사와 유착 의혹이 잇따라 드러나고 있다. 어제(6일) 광주경찰청은 사건 담당 형사팀장을 증거인멸 혐의로 긴급 체포했고, 수사팀 전원을 업무에서 배제했다. 충격적이고 참담한 일이다. 수사팀은 장윤기의 주거지에서 발견된 주요 증거물을 압수하지 않았고, 범행 차량도 현장에 남겨뒀다. 검찰이 뒤늦게 차량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추가 혈흔과 블랙박스 메모리카드 등을 발견했다. 또 장윤기의 휴대전화와 리얼돌이 현직 경찰인 아버지에 의해 폐기된 사실도 검찰의 보완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광주 도심에서 일면식도 없는 10대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 씨가 14일 오전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광주 도심에서 일면식도 없는 10대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 씨가 14일 오전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이 정도면 경찰 내부의 기강 해이와 책임의식의 붕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볼 수밖에 없다. 사건이 확대되자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광주경찰청 지휘라인을 배제한 특별수사팀을 구성했다. 이 사건은 견제장치 없이 경찰에만 수사를 맡길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증거 확보가 부실해지고, 일부 혐의가 누락되며, 사건 처리가 왜곡될 위험은 결코 과장된 우려가 아니다.

이런데도 정부·여당은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하겠다고 한다. 이런 방침이 알려지자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는 “소위 검찰 개혁 이후 경찰이 종결한 수사에 대한 검토·보완 기회가 축소되거나 상실될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일리 있는 지적이다. 이번 장윤기 사건에서 검찰이 경찰 내부의 유착 혐의까지 직접 밝혀낸 것은 아니지만, 장윤기의 성범죄 의도를 밝혀내고 경찰 수사의 허점을 보완한 것은 사실이다.

검찰을 개혁한다는 이유로 경찰에 사실상 독점적 수사 권한을 준다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여권이 보완수사권을 폐지하겠다면 보완수사요구권을 어떻게 실효성 있게 만들 것인지부터 분명히 밝혀야 한다. 경찰이 보완수사 요구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어떤 제재를 할 것인지, 경찰 수사의 적절성은 누가 어떻게 통제·감독할 것인지도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 피해자의 이의제기권을 어떻게 보장하느냐도 중요한 문제다.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반드시 부패하기 마련이고, 경찰도 예외가 아니다. 이런 우려를 무시한 채 정부·여당이 경찰을 무소불위의 수사기관으로 만든다면, 그 피해는 국민과 범죄 피해자에게 돌아가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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