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을 일으킨 이병태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총리급)이 6일 자진 사퇴했다. 논란 속에도 버티던 이 부위원장이 청와대가 ‘사퇴 권고’를 하자 결국 물러난 것이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이병태 부위원장이 사퇴 의사를 전했다”며 “청와대는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공지했다. 이 부위원장도 페이스북에 “임명권자와 정부에 부담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판단과 자진 사퇴 권고에 따라 고심 끝에 부위원장 직을 내려놓기로 결정했다”고 썼다. 사퇴 수용 공지보다 2시간20여 분 앞서 청와대는 “사퇴를 권고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보수 성향의 경영학자인 이 부위원장은 지난해 국민의힘 대선 경선 당시 홍준표 후보를 도왔고, 지난 3월 발탁됐다. 그가 지난 3일 배재고 야구부 논란과 관련해 “5·18이 성역이 됐다”고 페이스북에 쓰며 논란을 일으키자 청와대는 지난 4일 엄중 경고했다.
6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이 공개 사퇴를 요구했고, 박지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 부위원장은) 천하에 용납하지 못할 전두환식 기본권을 바치고 사라질 것을 촉구한다”고 썼다. 이에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정부의 실용과 통합 인사의 한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며 “생각이 다른 목소리를 들을 자신도 없으면서 왜 발탁했나”고 했다.
당초 이 부위원장은 이날 “이익 대신 명예를 택한 삶을 선택했다”는 영국의 정치가 토마스 모어의 문장을 인용하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하는 등 사퇴에 부정적이었다. 사퇴로 선회한 뒤 그는 “부당한 정치적 공세”와 “정치 권력의 무도한 횡포”라고 지적하고 “전체주의의 시작”이란 표현도 썼다. “자신과 일부 집단의 성역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사회가 돼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