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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목동·중계 술렁인다…새로 뜨는 사교육 메카 ‘이곳’

중앙일보

2026.07.06 13:11 2026.07.06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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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 반포사거리 학원가 모습. 신축 대단지 아파트와 학원 건물이 나란히 위치해 있다. 오효정 기자

지난달 22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 반포사거리 학원가 모습. 신축 대단지 아파트와 학원 건물이 나란히 위치해 있다. 오효정 기자


지난달 22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삼호가든 사거리 인근 학원가. 오후 4시쯤 차도에 노란 학원 차량이 하나둘 들어서고, 횡단보도 앞은 학생들로 금세 들어찼다. 엄마 손을 잡은 초등학생부터, 자전거를 탄 중·고등학생까지 연령대도 다양했다. 이곳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이모(31)씨는 “인근 신축 아파트 단지가 대거 들어서면서 굳이 대치동까지 가지 않아도 가까운 학원을 보내려는 수요가 커졌다”고 말했다.

서울 학원가 중심축이 ‘대이동’을 하고 있다. 대치동·목동·중계동으로 나뉘던 3대 구도에 균열이 생겼다.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한 지역을 중심으로 교육비 지출 여력이 커진 영향이다.

6일 중앙일보가 BC카드에 의뢰해 전국 19개 주요 학원가 매출 추이를 분석했더니 올해 1~4월 서울 서초구의 매출금액 지수는 136.2였다. 2023년 매출금액을 100으로 놓고 지수화한 결과다. 2024년(78.7)과 2025년(95.3)과 비교해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대치동이 위치한 강남구(133.8)와 송파구(173.0)의 매출 상승 흐름이 이어진 가운데 광남초·중·고를 중심으로 한 ‘광남 학군’이 위치한 광진구(171.0)도 약진했다. 전통 강자인 목동과 중계동이 위치한 양천구(90.9)와 노원구(72.9)는 매출금액이 오히려 감소했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이는 강남3구의 집값 급등세와 맞물린 현상이라고 전문가는 진단한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목동이나 노원 학원가가 특별히 쇠퇴했다기보다, 강남권에 자금이 쏠리면서 압도적인 수준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과거 강남권에 구축 아파트가 많았던 때와 달리 최근 대규모 신축 아파트로 변모하면서 자금 여력 편차가 더욱 벌어졌다”고 말했다.

기업체 자금이 몰리거나 부의 대물림이 고착화한 지역에서 교육비로 지출할 자금 여력이 커지면서 자체적인 학원가를 형성하는 흐름도 뚜렷하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교육비로 한 달에 수백만원씩 지출할 수 있는 소득 수준을 결국 집값이 보여주고 있는 셈”이라며 “집값이 20~30억원 넘는 아파트가 1만 세대 이상은 몰려 있어야 자체 학원가가 무난히 형성되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학원가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도 심화했다. 입시 실적이 검증된 학원가는 ‘원정을 온’ 학생들로 붐비지만, 비(非)학군지 동네 학원은 어려움을 겪는 구도다. 전국 19개 주요 학원가 가운데 해당 자치구 외 거주 고객(이하 ‘외부 고객’)의 학원 결제 금액 비중을 살펴보니, 서초구(87.0%)·강남구(86.3%)·송파구(79.7%) 순이었다. 반면 노원구에선 외부 고객 비중이 2023년보다 11.8%포인트 감소한 42.5%에 그쳤다. 이 지역 학부모 A씨는 “중계동에서도 고등학생이 되면 결국 대치동으로 학원을 가는 분위기”라며 “대치동까지 ‘라이딩’하는 게 고되긴 하지만 아이들 만족도는 높다”고 전했다.
김지윤 기자

김지윤 기자


이른바 ‘학원가 옥석 가리기’는 경기 지역에서도 두드러졌다. 평촌 학원가(안양시 동안구)가 수도권 남서부 수요를 흡수하며 외부 고객 비중을 70.7%까지 키운 반면, 고양시 일산동구(58.3%)와 일산서구(51.6%)에선 외부 고객이 꾸준히 감소세다. 고양에 사는 학부모 B씨는 “주말마다 아침 6~7시쯤 아이를 대화역에 데려다주면 3호선을 타고 대치동 학원에서 9시에 열리는 강의를 듣는다”며 “방학엔 아예 학원 근처에 원룸을 구하는 사례도 많다”고 전했다.

실제 비수도권에선 대전 둔산동 학원가가 ‘학원 원정’ 현상을 업고 약진했다. 매출 금액 지수가 올해 225.4로 2023년에 비해 2배 넘게 성장하면서다. 대전의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세종의 중·고등학교 학원 수요가 대전으로 흡수된 데다, 충청 권역 자사고에 다니는 학생들도 주변에 딱히 학원 갈 데가 없다 보니 둔산동으로 몰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희정 BC카드 커뮤니케이션본부장은 “외부 고객 유입 능력이 학원 상권의 핵심 경쟁력이 된 시대”라며 “전통 학군지에 집중됐던 원정 소비가 대전과 안양 등 지방 거점 학원가까지 분산·확대되는 양상이 포착됐다”고 분석했다.

동네 학원은 울상이다. 올해 전국 학원 이용 고객 수가 2023년보다 16% 가량 감소하는 등 학령인구는 줄어드는데, 학생들이 주요 학원가에 몰리면서다. 서울 비 학군지에서 영어학원을 3년째 운영하고 있는 30대 김모씨는 “줄어든 학생을 두고 동네 학원끼리 경쟁은 점점 심화하고 있다”며 “아예 학군지로 이동해 작은 학원을 여는 게 나을지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윤 위원은 “교육비가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지출인 만큼, 집집마다 공부에 재능이 있는 아이만 학원가 원정을 보내고 아니면 인터넷 강의 등을 이용하는 소비 행태가 자리 잡은 셈”이라고 분석했다.



오효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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