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주 교육위원회가 지난달 26일 새로운 공통 필독서 목록을 최종 승인하면서 성경 구절을 공립학교 필수 독서 자료에 포함했다. 새 교육과정은 2030년부터 초등학교를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미국영어교사협의회 회장인 안테로 가르시아 스탠퍼드대학교 교수는 종교 경전을 공립학교 필독서에 포함한 주는 따로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공교육에서 기독교 교육의 비중을 확대하려는 보수 진영의 움직임이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텍사스주는 공립학교에서 학생 상담을 담당하는 채플린 채용을 허용했고 모든 교실에 십계명 게시를 의무화했으며 성경 내용을 활용하는 선택형 교육과정도 승인했다.
이번 조치는 주 교육 당국이 학년별로 최소 한 권 이상의 문학 작품을 지정하도록 규정한 텍사스 주법에 따른 것이다. 교육위원회는 이를 확대해 학년마다 여러 권의 필독서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교사들은 목록에 없는 책을 추가로 수업에 활용할 수 있지만 반드시 주 정부가 지정한 필독서를 함께 가르쳐야 한다.
새 필독서 목록에 따르면 7학년부터는 성경의 요나서와 시편 일부가 필수 읽기 자료에 포함된다. 고등학교에서는 창세기와 예레미야애가를 비롯한 성경 본문의 발췌문이 교육과정에 추가될 예정이다.
이번 결정에 반대하는 이들은 공립학교에서 특정 종교의 경전을 필수 교육자료로 지정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정교분리 원칙을 훼손할 소지가 있으며 기독교를 다른 종교보다 우대하는 결과를 낳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찬성 측은 유대교와 기독교 전통이 건국과 역사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이러한 역사적 배경은 공교육에서도 충분히 다뤄질 필요가 있다고 반박한다.
종교 경전 포함과 함께 문학 작품 선정도 비판을 받고 있다. 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 등 목록에 포함된 작품 상당수가 백인 남성 작가들의 고전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텍사스 공립학교 학생의 절반 이상이 히스패닉과 흑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학생 구성의 다양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텍사스주는 전국 공립학교 학생의 약 10%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큰 만큼 이번 결정은 전국적으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