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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칼럼] 험한 제3의 길, 두꺼운 유리 천장

Los Angeles

2026.07.06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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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환 OC취재담당·국장

임상환 OC취재담당·국장

제3의 길은 험했고, 유리 천장은 두꺼웠다.
 
지난달 2일 열린 오렌지카운티 로컬 선거 프라이머리에 출마한 한인 후보 2명이 모두 고배를 마신 주된 이유다.
 
출마한 한인은 프레드 정 풀러턴 시장과 앤 조 OC검사다. 정 시장은 카운티 북부 지역을 관할하는 4지구 수퍼바이저 선거에, 조 검사는 OC법원 13호 법정 선거에 각각 출마했다.
 
정 시장이 출마한 4지구에선 코너 트라우트 부에나파크 시장과 팀 쇼 전 라하브라 시의원이 1위와 2위를 차지하며, 11월 결선에 진출했다. 정 시장은 로즈 에스피노자 라하브라 시의원에게도 밀려 4명의 후보 중 최하위로 처졌다.
 
정 시장이 이처럼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가장 큰 이유로는 4명 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당적이 없었던 점을 들 수 있다. 1위를 차지한 트라우트와 3위 에스피노자는 모두 민주당원이다. 2위에 오른 쇼는 공화당원이다.
 
정 시장은 지난해 9월 민주당을 떠났다. 그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민주당에 입당했고, 그 이전까진 공화당원이었다. 정 시장은 민주당을 떠나면서 민주당이 가주를 장악하고 있는 것이 정부 운영과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과 결별한 정 시장은 무당파, 중도적 성향의 민주당원과 공화당원 표 흡수에 나섰지만, 선거 결과를 보면 그의 전략은 들어맞지 않았다.  
 
OC민주당은 트라우트를 공식 지지했고 OC공화당은 유일한 공화 당적 후보인 쇼를 지지했다. 민주당원 표 가운데 일부는 에스피노자가 흡수했다.
 
가주를 대표하는 보수 성향 기부자 단체 중 하나인 OC링컨클럽이 지난해 말, 정 시장 지지를 선언했지만, 결과적으로 공화당원 유권자 대다수는 쇼를 지지했다.
 
민주당과 공화당의 극한 대립에 염증을 느끼고 정 시장을 선택한 유권자도 분명 있었겠지만, 선거 결과를 보면 양당 지지자들이 결집한 가운데 중도적 유권자들도 자신과 성향이 비슷한 후보 중 당선 가능성이 높은 쪽을 선택하는, 사표 방지 심리가 발동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결국 정 시장의 낙선은 정치적 양극화가 심할수록 제3의 길은 오히려 좁아진다는 것을 보여줬다.
 
풀러턴 시 규정에 따르면 시의원은 두 차례 연임할 수 있다. 지난 2024년 재선에 성공한 정 시장은 2년 뒤, 3선에 도전할 기회가 있다. 이번 선거 결과를 분석하고 향후 정치 행보를 고민할 시간이 충분하다.
 
앤 조 검사는 아깝게 낙선했다. OC검찰 동료인 로버트 메스트먼과 맞대결을 벌인 조 검사는 47.63% 득표율로 고배를 마셨다. 메스트먼은 52.37% 과반 득표율을 기록, 11월 결선 없이 예선에서 당선을 확정했다.
 
조 검사는 OC 전체 유권자가 참여하는 판사 선거에서 불과 득표율 4.74%p(3만953표) 차이로 패해 아쉬움을 남겼다.
 
전통적으로 OC법원 판사 선거는 백인 남성 후보가 강세를 보여왔다. 당연히 현재 OC법원 판사 구성도 백인 남성 위주다. 선거 결과를 보면 판사라고 하면 으레 백인 남성을 떠올리는 두터운 유리 천장이 여전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조 검사는 출마 선언 이후 본지와 인터뷰에서 그간 OC 법원이 많은 발전을 했지만, 여성과 소수계 대표성 강화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소수계 이민자 커뮤니티엔 사법 시스템에 대한 두려움을 갖는 이가 꽤 있다. 법원엔 다양성이 필요하다”고 역설한 조 검사는 캠페인 기간 여성, 한인을 포함한 소수계 유권자에게 특히 공을 들였다.
 
비록 낙선했지만 조 검사는 만만치 않은 득표율을 올리며 두꺼운 유리 천장이 깨질 날이 곧 올 것이란 희망도 보여줬다. 앞으로 소수계, 여성 판사 후보의 도전이 이어지길 기대한다. 계속 도전하다 보면 OC에서도 한인이 선거를 통해 판사 법복을 입게 될 날이 올 것이다.

임상환 OC취재담당·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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