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등을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여권이 추진 중인 가운데 성범죄 사건을 전담하는 일선 검사가 공개적으로 우려를 제기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호중 서울북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 검사는 지난 3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보완수사권 없이 성범죄 사건을 제대로 처리할 수 있을지 심히 걱정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김 검사는 이 글에서 “성범죄 사건 대부분은 혐의를 입증할 직접적인 물적 증거가 없으니 당사자들 진술을 비교 분석하며 신빙성을 검토하고 사건을 처리해야 한다”면서 “진술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의문점이 발생하면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기보다는 당사자를 소환해 직접 진술을 듣고 사건을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직접 조사하지 않고 경찰에 '피해자의 진술이 정황에 맞지 않아 의문이 있으니 재조사하기 바란다'고 보완수사를 내리면 쉽게 미제 건수도 떨어뜨리고 당장은 편할 수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직접 소환조사를 하는 이유는 경찰에서 사건 당사자를 다시 조사하더라도 기소, 불기소를 결정하는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경찰은 직접 공소 유지를 하지 않기 때문에 법정에서 발생하는 쟁점이 무엇인지, 법정에서 피해자 진술이 어떻게 흔들리는지 모른다”며 “피해자에게 얼마나 구체적으로 사건에 대해 질문해야 하는지, 얼마나 구체적으로 답변을 이끌어내야 하는지 모른다”고 했다.
김 검사는 자신이 담당했던 강간 미수 사건 사례도 꺼냈다. 구속 상태로 검찰로 넘겨진 피의자를 조사하던 중 의문점이 들어 추가 조사, 휴대전화 대화내역 분석, 현장 폐쇄회로(CC)TV 압수 등 직접 보완수사를 진행한 결과, 노래방 업주인 피해자와 손님인 피의자의 도우미 비용 정산 과정에서 일어난 다툼인 것으로 드러났다는 내용이다.
그는 “이 사실을 확인 후 피의자를 구속 취소 석방했으며, 강간 미수 혐의를 불기소했다”며 “과연 직접 보완수사권 없이 기록만 보고 피의자의 무고함을 밝힐 수 있었겠나”라고 반문했다.
김 검사 “경찰이 허위로 수사했을 경우 보완수사권이 없는 검사가 이를 알아챌 방법이 있겠나. 보안수사권 없이 경찰에게 어떤 사법통제를 할 수 있겠나”라며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없어진다면 억울한 피의자와 피해자가 양산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