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훈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이 7일 오전 세종시 세종정부2청사에서 초고가 아파트 등 부동산 탈세 조사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양도소득세를 피하기 위해 가족 지인을 동원한 가짜 매매를 하거나 법인 비자금을 부동산 취득에 활용하는 등 부동산 탈세 사례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국세청은 탈루 세금 731억원을 확인하고 318억원을 추징했으며, 중대한 탈세 혐의자 6명은 검찰에 고발했다.
국세청은 지난해 10월 부동산 탈세 혐의자 104명을 대상으로 동시 세무조사를 실시한 결과 현재까지 80여명의 탈루 세금 731억원을 적발하고 318억원을 추징했다고 7일 밝혔다.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조세를 포탈한 사례에는 40%의 부당 과소신고 가산세를 부과했다. 또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6명을 검찰에 고발하고, 4명에게는 모두 7억원의 벌금 상당액을 납부하도록 통고 처분했다.
국세청 제공
대표 사례로 2주택자 A씨는 저가 아파트를 모친의 친구에게 매도한 것처럼 꾸민 뒤 고가 아파트를 20억원에 팔면서 1세대 1주택 비과세 혜택을 적용받았다. 그러나 실제로는 허위 거래였고, A씨는 양도 이후에도 해당 주택에 계속 거주했으며 명의를 되돌려받는 대가로 사례비까지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세청은 중과세율을 적용해 양도세 10억원을 추징하고 A씨와 모친, 모친 친구를 조세포탈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40억원 상당의 서울 강남 재건축 예정 아파트 등을 취득한 B씨는 배우자가 운영하는 축산물 도매업체의 비자금 약 30억원을 부동산 취득 자금으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국세청은 법인세와 증여세 등 31억원을 추징했다.
또 다른 2주택자 C씨는 남편 친구를 내세운 가장매매로 1세대 1주택 비과세를 하려다 적발돼 양도세 6억원을 추징당하고 검찰에 고발됐다. 거래 자금은 지인들을 거쳐 우회 전달하는 방식으로 금융거래 증빙까지 조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세청 제공
30대 D씨는 40억원짜리 서울 강북 아파트를 매입하고 수억원의 인테리어 비용을 지출했지만 소득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했다. 조사 결과 외국인 대상 미등록 여행업체를 운영하며 현금 매출 60억원을 신고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돼 부가가치세와 종합소득세 등 25억원을 추징당했다.
외국 국적자의 증여세 탈루도 적발됐다. 소득이 없는 E씨는 배우자로부터 주택 취득 자금과 인테리어 비용 전액을 증여받고도 신고하지 않아 증여세 4억원을 추징당했다.
이른바 '부모 찬스' 사례도 확인됐다. 서울 강남 한강변 고가 아파트에 월세 700만원을 내며 거주하던 F씨는 부모에게서 20여억원을 증여받아 주식 취득과 생활비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증여세 13억원을 추가 납부하게 됐다.
국세청은 명의신탁 등 부동산실명법 위반이 확인된 20명은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해 과징금 부과와 형사처벌이 이뤄지도록 조치했다.
앞으로도 부동산 취득·보유·양도 전 과정의 탈세를 집중 점검하고, 다주택자 중과 재개 이후 증가할 수 있는 편법 증여와 증여세 대납 여부 등을 중점 검증할 계획이다.
오상훈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은 "부동산 탈세 차단은 조세 정의를 바로 세우고 주택시장의 안정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며 "'탈세는 반드시 적발된다'는 원칙에 따라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