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5년 9월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차 세계대전 종전 8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쥐랑(JL)-3 대륙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행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이 6일 남태평양 비핵지대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발사하며 그 파장이 커지고 있다.
군기관지 해방군보에 따르면 이날 12시 1분 인민해방군 소속 전략 핵잠수함 1척이 태평양 공해상에서 모의 훈련용 탄두를 탑재한 SLBM 1발을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 미사일은 예정 해역에 정확히 낙하했다. 이번 미사일 시험은 연례 군사 훈련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특정 국가나 목표를 겨냥하지 않았다고 해방군보는 전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미국의 첨단 미사일 요격 시스템인 골든돔을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쑹중핑(宋忠平) 중국 군사전문가는 홍콩 성도일보에 “이번 신형 SLBM 시험발사 성공으로 중국은 더욱 선진적인 삼위일체(육상·공중·해상) 전략 핵전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입증했다”며 “미국의 골든돔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 2029년 완성되더라도 이를 효과적으로 요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경민 기자
쑹중핑은 또 “이번 중국의 미사일 시험발사는 강대국 사이의 체스게임”이라며 “중국·러시아·미국만이 진정한 플레이어라고 할 수 있고, 일본·한국·필리핀은 체스를 둘 능력도 없고 플레이어가 될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발사한 쥐랑3의 핵심 억지 목표는 태평양 건너 미국이라고도 덧붙였다.
미국은 중국이 군비를 통제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6일(현지시간) 토미 피곳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미국이 핵확산 방지를 위해 어느 때보다 노력하는 시기에 중국은 정반대의 행보를 보인다”며 “베이징의 빠르고 불투명한 핵무기 증강은 지역과 세계에 큰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중국이 의미 있는 군비 통제 논의에 참여하고 UN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미국·중국·프랑스·러시아·영국)이 약속한 바와 같이 모든 대륙간탄도미사일 및 우주 발사체 발사에 대한 정기적인 통보 체제를 준수할 것을 계속해서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또 “미국은 동맹국 및 파트너 국가들에 대한 국방 공약을 확고히 지켜나갈 것”이라고 했다.
6일 중국의 핵추진 잠수함에서 발사된 대륙간 탄도미사일이 바다에서 발사되는 장면을 신화통신이 공개했다. AP=연합뉴스
미국의 우방인 뉴질랜드는 “이번 미사일이 호주·뉴질랜드와 남태평양 섬을 포함하는 남태평양 비핵 지대에 떨어졌다”며 “이 지역에서는 무기의 사용·시험·보유를 금지한다”고 밝혔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1987년 체결된 라로통가 조약을 언급한 것으로, 중국도 1987년 미사일 시험을 포함하지 않는 조약의 일부 조항에 서명했다. 한편 발사 전 중국이 주중국 한국대사관 무관 채널로 한국 측에도 발사 계획을 사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SLBM이 중국 측 발표와 달리 2곳에서 발사를 준비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남중국해의 군사 동향을 추적해온 돤당(Duan Dang) 베트남 군사전문기자는 6일 오후 “남중국해와 발해만에서 각각 한 발씩, 태평양 목표 지역을 향해 최대 두 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추진체와 탄도 낙하지점을 표기한 지도를 X(옛 트위터)에 올렸다.
대만 총통부 대변인은 “중국이 도련선(대만·오키나와·일본) 안에서 군사적 압력을 강화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통해 국제사회를 위협한다”며 “일련의 행동을 강하게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중국 국수주의매체 환구시보는 7일 국제사회의 반발을 두고 “일부 국가들이 여전히 ‘소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일축했다. 또 사설에서 “중국의 전략 핵 역량이 강해질수록 지역의 평화가 더욱 보장된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