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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무인기 심장 첫 박동…24시간 멈추지 않는 한화에어로 엔진공장

중앙일보

2026.07.06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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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에서 국내 기술로 개발한 중고도무인기용 '1400마력 터보프롭엔진'을 생산하고 있다. 사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경남 창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에서 국내 기술로 개발한 중고도무인기용 '1400마력 터보프롭엔진'을 생산하고 있다. 사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기 엔진의 핵심은 무게와 열입니다. 우선 가벼워야 하고, 터빈은 섭씨 1000도가 넘는 고온도 견뎌야 하죠. 신형엔진 개발은 설계 뿐 아니라 소재·정밀가공·조립·시운전 능력까지 필요해 ‘종합예술’이라고 합니다.”

6일 경남 창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에어로) 창원1사업장 엔진조립공장에서 만난 김승수 생산기술팀장은 이렇게 말하며 “이곳이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한 장수명 엔진 2종이 탄생한 곳”이라고 소개했다. 미사일 등에 쓰이는 단수명 엔진은 짧은 임무시간에 높은 출력을 낸다면, 장수명 엔진은 무인기처럼 수천 시간 이상 장시간 반복 운용을 견디며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게 특징이다.

엔진의 성능과 안전을 마지막으로 확인하는 시운전장에서 국내 첫 장수명 항공엔진 '5500파운드 터보팬'의 성능을 시험하고 있다. 사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엔진의 성능과 안전을 마지막으로 확인하는 시운전장에서 국내 첫 장수명 항공엔진 '5500파운드 터보팬'의 성능을 시험하고 있다. 사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경남 창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에서 직원들이 국내 첫 장수명 항공엔진인 '5500파운드급 터보팬'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경남 창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에서 직원들이 국내 첫 장수명 항공엔진인 '5500파운드급 터보팬'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가 국방과학연구소(국과연)와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한 저피탐(레이더 등에 탐지될 확률을 낮춘) 무인편대기용 장수명 엔진 ‘5500파운드급 터보팬’과, 중고도무인기(MUAV)용 장수명 엔진 ‘1400마력급 터보프롭(프로펠러로 비행)’ 시제를 공개했다. 국내에서 장수명 항공엔진 시제를 완성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7일엔 ‘국산 장수명 항공엔진 초도시제 지상시험 착수식’도 열었다. 시운전 등을 마치고 개발이 완료되면, 국산화에 성공한 기체·비행제어·임무장비에 더해 ‘항공기의 심장’인 엔진까지 국산화를 달성하게 된다.

한화에어로는 독자 항공엔진 개발을 뒷받침하기 위해 엔진 생산 방식을 최첨단으로 뜯어고쳤다. 작업자의 경험과 육안에 의존하던 제조 현장을 데이터 기반 ‘스마트 공정’으로 바꾼 것이다. 엔진조립공장에 들어서자 큰 모니터 두 대가 눈에 띄었다. 김승수 팀장은 “생산관리 시스템은 엔진 호기별 진척 상황과 자재 위치, 장비 가동 상태를 실시간으로 보여준다”며 “어느 공정이 지연됐는지, 어떤 자재가 비어 있는지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고 디지털트윈(가상공간에 재현한 공장) 기술도 활용한다”고 말했다.

6일 경남 창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에서 김승수 생산기술팀장이 디지털트윈이 적용된 첨단 항공엔진 제작도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6일 경남 창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에서 김승수 생산기술팀장이 디지털트윈이 적용된 첨단 항공엔진 제작도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6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의 스마트 엔진가공공장에서 박민우 엔진생산팀 차장이 자동화 설비 및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6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의 스마트 엔진가공공장에서 박민우 엔진생산팀 차장이 자동화 설비 및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조립에도 디지털 기술이 적용됐다. 김 팀장은 “항공엔진은 작은 오차도 품질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수백 개 볼트·너트 체결 부위가 각각 정해진 힘으로 조여져야 하는데, 작업자의 숙련도만으로는 품질 담보가 어렵다”며 “볼트·너트 체결땐 토크값(체결되는 힘)이 자동으로 설정되고 체결 이력이 데이터로 남는 ‘디지털 토크렌치’가 사용되고, 작업자에겐 문자 대신 3차원(3D) 영상 조립절차서가 제공된다”고 설명했다.

보잉737맥스·에어버스320네오 등 민항기 엔진부품을 생산하는 스마트 엔진가공공장에서는 무인화 모습이 더 뚜렷하게 보였다. 박민우 엔진생산팀 차장은 “작업자 1명이 밀링(절삭)장비 5대를 관리하고, 퇴근 이후에는 무인으로 가동된다”며 “사람이 없어도 공장은 24시간 자동으로 운영된다”고 말했다. 공구 자동창고에는 약 2000개의 공구가 적재돼 있는데, 총 4대의 무인운반차(AGV)가 공장 내 필요한 곳에 공구와 제품을 옮겨줬다. 최종검사 작업장도 주간에는 작업자가 운영하지만, 퇴근 후에는 무인 스케줄에 따라 자동 측정된다.

엔진시운전장은 엔진의 성능과 안전을 마지막으로 확인하는 곳이다. 입구에는 ‘시운전은 고객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 ‘99점의 안전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안전은 100점이어야 합니다’ 등 비장한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5500파운드급 터보팬 엔진의 지상시험을 했던 ‘제트 2셀’에 들어서자 T50·FA50 계열 기체에 사용되는 ‘F404 엔진’(미국 제너럴일렉트릭이 개발해 한화에어로가 조립·생산)이 거치돼 있었다. 김 팀장은 “시운전장은 엔진을 체계에 장착하기 전 성능과 안전을 최종 확인하는 공간”이라며 “실제 항공기 체계와 유사하게 설계돼 있고, 제어실도 조종실과 비슷하게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6일 경남 창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에서 김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사업부장이 국내 첫 장수명 엔진 개발 과정과 향후 계획 등을 설명 중이다. 사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6일 경남 창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에서 김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사업부장이 국내 첫 장수명 엔진 개발 과정과 향후 계획 등을 설명 중이다. 사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는 1979년부터 쌓아온 엔진 기술을 바탕으로 향후 ‘스텔스 무인기’에 탑재되는 1만파운드 터보팬 엔진을 비롯해, KF-21 등 차세대 전투기에 탑재할 ‘첨단항공엔진’을 개발하는 정부 프로젝트에도 적극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김선 한화에어로 항공사업부장은 “반세기 가까이 1만대 넘는 항공기 엔진을 생산하며, 대한민국 항공 엔진의 기술 자립이라는 목표를 향해 가고 있다”며 “앞으로 1만 파운드급 엔진 개발이라는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나가겠다. 소재·냉각·제어 등 모든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첨단 엔진을 우리 힘으로 완성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석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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