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병도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7일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내에 보관된 247만장의 6.3지방선거 투표지를 재검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올림픽공원 핸드볼 경기장 개표소에 남은 투표용지 247만장에 대한 재검표와 수개표를 여야 협의를 통해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 추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며 “중요한 것은 국민참정권 침해의 진상을 밝히고, 책임자 처벌을 통해 선거사무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성회 원내대변인도 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재검표가 필요하면 하자는 것이 민주당의 입장”이라고 했다.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인근에서 봉쇄 시위가 한달 가까이 이뤄지는 가운데, 국회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국조특위’ 위원장을 맡은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앞서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재검표를 하면 (투표함을) 옮길 수 있는 명분도 생기는 것”이라며 재검표를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 이틀 만에 민주당이 적극 검토 입장을 밝힌 것이다.
강동완 중앙선관위 사무총장 직무대리는 이날 국조특위 전체회의에서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국회가 의결해 주면 투표용지 이송 전에 핸드볼경기장 현장에서 곧바로 공개 재검표를 하겠다”고 말했다. 옥미선 중앙선관위 기획조정실장도 “국민적 불안감과 의혹을 해소하고, 경기장도 본연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원상 복구할 필요성이 있다”며 재검표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회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국민 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가운데) 등 특위 위원들이 2일 현장 조사를 위해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개표소 진입을 시도하며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과 윤 의원, 여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 오른쪽은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 국회사진기자단
국조특위 회의에선 구체적인 재검표 시나리오도 언급됐다. 선관위는 “검증의 전 과정은 국조특위 위원 및 정당 후보자 추천 참관인의 참관과 언론의 취재를 허용하고, 검증 절차는 투표지를 사람이 육안으로 재확인하고 계수기로 정당 후보자별 득표수를 세서 검증 결과표를 작성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옥미선 기획조정실장)고 설명했다. 검증을 마친 투표지는 보관상자에 담아 봉인한 뒤 중앙선관위 과천청사로 이송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다만, 구체적인 재검표 방식과 일정은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 민주당은 “투명하게 검증한다면 부정선거론자들의 이야기는 유효하지 않을 것”(전용기 의원)이라며 재검표 생중계를 주장하고 있지만, 국민의힘 소속인 윤상현 위원장은 “여야 의원과 시민단체가 간 뒤 직접적으로 재현하자”는 입장이다. “인력 440명, 예산 5000만원이 필요하고 총 9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선관위 설명에 따라 분류기 사용 여부가 추후 쟁점이 될 가능성도 있다. 분류기는 정당·후보자별로 투표지를 자동으로 분류하는 기계다.
재검표에 대한 대중의 불신을 완화할 방안이 필요하단 주장도 나왔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법적 절차에 나와있는 게 아니라, 정치적인 재검표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명분·절차도 필요하다”며 “부정선거 말하는 사람들은 모든걸 의심한다. 그러니 의심의 과정이 없도록 그 사람들에게 재검표를 공지하는 절차나 여론을 수렴할 절차도 선관위에서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