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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HAO산둥] 옌타이 MZ를 사로잡은 감성 골목, 훙커우 1920

중앙일보

2026.07.02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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훙커우 1920

훙커우 1920

인천에서 비행기로 한 시간 남짓. 산둥성(山东省) 옌타이(烟台·연태)는 한국 여행자에게 익숙한 도시다. 연태고량주의 고장이자, 깨끗한 바다와 유럽풍 근대 건축이 공존하는 항구다. 그 옌타이에서 MZ들에게 사랑받는 거리가 하나 있다. 옛 조계지의 붉은 벽돌 담장 사이로 젊은 여행자들의 카메라 셔터 소리가 끊이지 않는 곳, 훙커우 1920(虹口1920)이다.

1920년대 건물의 부활
훙커우 1920

훙커우 1920


훙커우 1920은 1920년대 지어진 서양식 석조 건물 약 21동이 늘어선 거리다. 본래 옌타이 개항기의 상업 중심지였다. 1958년에는 시정부의 영빈관으로 쓰인 옛 훙커우호텔(虹口宾馆)이 들어섰고, 이후 사무실과 학원 건물로 전전하다가 한때 쇠락의 그늘에 가려졌다.

거리에 다시 불이 켜진 것은 2020년대 들어서다. 운영사 신이여행(新绎旅游)이 부지를 인수해 '대규모 철거 없이, 침술처럼 정교하게'라는 원칙으로 리모델링에 나섰다. 외벽과 골조는 그대로 둔 채 내부에 유리 파사드와 강구조를 더했고, 휴식처처럼 꾸몄다. 도심 한복판에서 짧게나마 일상을 벗어나 쉬어가는 거리, 그것이 훙커우 1920의 정체성이다.

거리 이름의 숫자 '1920'은 단순한 연도 표기가 아니다. 중국어 발음 '이지우얼링(yī jiǔ èr líng)'이 '依旧爱你(여전히 너를 사랑해)'와 닮았다는 데에서 착안한 일종의 언어유희다. 100년 전 건물에 보내는 헌사이자, 옌타이라는 도시에 보내는 연서이기도 하다. 그 노력은 2022년 '전국 도시관광 우수사례'에 선정되며 한 차례 결실을 봤다.

사과의 도시가 빚어낸 굿즈와 디저트

펀 애플

펀 애플

옌타이는 중국에서 '사과의 도시(苹果之都)'로 불린다. 그 정체성을 거리의 얼굴로 끌어올린 공간이 '펀 애플(Fun Apple, 苹果艺术商店)'이다. 사과 형상으로 꾸민 외관부터 시선을 끄는 이 아트숍은 옌타이 사과를 모티브로 한 문구류, 엽서, 자석, 에코백, 인형 등 자체 제작 굿즈로 가득하다. 옌타이 여행을 기념할 만한 아기자기한 소품을 찾는 한국 여행자라면 한 시간은 너끈히 머무를 만하다.

단순한 기념품 가게에 그치지 않는다. 이곳에서는 옌타이산 사과 자체와 사과즙·사과 디저트·사과를 활용한 빵류 등 파생 식품을 직접 맛보고 살 수 있다. 지역 일러스트레이터와 손잡아 만든 아트워크 굿즈도 인기다.

거리를 따라 걷다 보면 사과 모양 디저트를 내놓는 카페와 옌타이 사과를 곁들인 애프터눈 티 가게가 잇따른다. 낮에는 사과주스 한 잔으로, 저녁에는 와인 한 잔으로 흐름이 바뀌는 동선이 자연스럽다. 옌타이가 와인의 본고장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대목이다.

'인생샷'은 어디에서 찍을까

하트 모양의 신호등

하트 모양의 신호등

훙커우 1920의 시그니처 포토존은 거리 북쪽 끝, 바다를 향해 놓인 거대한 빨간 사과 조형물이다. 푸른 옌타이 바다를 배경으로 새빨간 사과가 솟아 있는 모습은 사진 한 장으로도 강렬한 색감 대비를 만든다. 현지 여행 블로거들은 입을 모아 '밝은 색 옷을 입고 가라'고 조언한다.

거리 안쪽으로 발길을 옮기면 또 하나의 명물이 기다린다. 하트 모양의 작은 신호등이다. 낮에는 평범한 골목 풍경의 일부지만, 해 질 무렵 점등되는 순간 분위기가 달라진다. 연인들이 가장 오래 머무는 자리이기도 하다. 그 옆 골목에는 거대한 인어 벽화와 도시 일러스트가 붉은 벽돌 외벽을 따라 이어져 있어, 어디에 카메라를 들이대도 한 장의 엽서가 된다.

자료 제공 : 산둥성 옌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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