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재벌 폭탄테러 용의자 피살…“내가 죽였다”는 이 사람
중앙일보
2026.07.07 06:46
2026.07.07 17:32
인터폴이 공개한 적색수배서 속 우크라이나 국적의 아나스타샤 베레조우스카. 베레조우스카는 모나코에서 친러 성향 우크라이나 재벌 가족을 노린 폭탄 테러의 핵심 용의자로 지목됐다. AFP=연합뉴스
모나코에 거주하는 친러 성향 우크라이나 재벌을 노린 폭탄 테러의 핵심 용의자가 우크라이나에서 피살됐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HUR) 요원이 살해를 자백하면서 테러 배후 규명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7일(현지시간) 인터폴 수배를 받던 우크라이나 국적의 아나스타샤 베레조우스카가 키이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베레조우스카는 머리에 총상을 입은 상태였으며, 현장에서는 권총 탄피가 발견됐다. 현지 매체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는 전날 오후 11시쯤 베레조우스카의 시신이 키이우 인근에 매장된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SBU는 베레조우스카 살해 혐의로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 현직 요원 1명과 전직 법 집행기관 직원을 체포했다.
정보총국 요원은 조사에서 베레조우스카를 살해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상급자에게 보고하지 않은 채 단독으로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SBU는 이들이 은행 계좌를 통해 베레조우스카에게 암호화폐와 현금을 반복적으로 송금한 사실을 확인한 뒤 수사를 확대했다. 또 전직 법 집행기관 직원의 자택에서는 고문실로 추정되는 지하 공간도 발견했다고 밝혔다.
수사팀은 이들의 진술을 토대로 범행 현장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베레조우스카의 시신을 찾아냈다.
베레조우스카는 지난달 29일 모나코에서 우크라이나 재벌 바딤 예르몰라예우 가족의 자택 1층에 사제 폭발물을 설치해 중상을 입힌 혐의로 모나코 수사당국과 인터폴의 수배를 받아왔다.
예르몰라예우는 러시아가 점령한 크림반도에서 주류 사업을 벌여 2023년 우크라이나 정부의 제재 대상에 오른 친러 성향 사업가다. 이 때문에 폭탄 테러 배후에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핵심 용의자인 베레조우스카가 숨진 데다, 살해를 자백한 정보총국 요원도 단독 범행을 주장하면서 폭탄 테러를 지시한 최종 배후를 규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종서([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