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⑦=양딩신은 아홉 살에 입단 대회를 통과했고 열세 살에 첫 우승을 거뒀다. 둘 다 중국 최연소 기록이다. 그런 천재 양딩신이 기막힌 실수를 저지르고 만다. 박정환의 흑1은 장차 A쪽의 맛을 확실히 한 수. 그다음 3으로 평범하게 한 칸 뛰었는데 이 수가 보기와 달리 소매 속에 비수를 감춘 수였다. 양딩신은 4를 선수하더니 쉽게 6으로 한 칸 뛰었다. 당연한 수비로 보였다. 그러나 흑7로 쌍립하는 순간 그는 본능적으로 이상 징후를 느꼈다. 7은 언제나 선수. 고수들은 이런 수는 두지 않는데 상대는 이 수를 힘주어 두고 있지 않은가. 잠시 후 그는 소리 없는 비명을 질러야 했다. 뒤늦게 수가 보인 것이다.
◆흑의 노림=백1로 잇는 것은 너무도 당연해 보이지만 흑2의 끼움수로 큰일이 난다. 3에는 흑4가 기다린다. 6, 8의 외길 수순으로 대마가 끊어지고 만다.
◆실전 진행=실전의 양딩신은 눈물을 흘리며 백1로 후퇴했고 박정환은 흑2로 잡았다. 백△는 그냥 백1로 두어야 했던 것. 그렇다고 바둑이 끝난 것은 아니다. AI는 흑 7집반 우세라는 계산서를 내놓는다. 백3부터 최후의 공방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