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해설가 크리스 서튼과 미국 매체 디애슬래틱은 이렇게 비꼬았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1·알나스르·사진)의 월드컵 ‘라스트 댄스’가 허무하게 끝났다. 포르투갈은 7일 미국 댈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16강전에서 스페인에 0-1로 졌다.
주장 완장을 차고 선발출전한 호날두가 전반 37분 몸을 던져 시도한 회심의 슛은 골키퍼에 잡혔다. 호날두는 잘 보이지 않았다. 90분간 그의 볼터치는 총 19회에 불과했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즈 포르투갈 감독은 호날두를 뺄 용기가 없었다. 32강전 결승골 주인공 곤살로 하무스를 투입하지 못한 게 패착이었다. 공격수 출신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는 이번 경기를 앞두고 “호날두가 포르투갈을 인질로 잡고 있다”고 했다. 그를 최전방 공격수로 세우는 한 포르투갈의 우승은 불가능하다는 예언이었고 들어맞았다. 호날두는 눈시울을 붉힌 채 허공을 응시하며 자신의 6번째 월드컵을 마쳤다.
포르투갈을 유로2016, 유럽 네이션스리그(2019, 2025) 정상으로 이끌었던 호날두는 ‘월드컵 우승’이라는 꿈을 끝내 이루지 못했다. 호날두는 “내가 뛰기 전까지 포르투갈은 메이저 우승이 없었는데 나는 3개의 타이틀을 획득했다. 유로2016 우승은 내게 월드컵 우승과 같은 가치”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반 축구팬들처럼 호날두도 유로는 월드컵이 아니라는 걸 잘 안다.
호날두는 2주 전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득점한 후 카메라를 보고 “내가 돌아왔다”고 외쳤다. 역대 최초로 2006년부터 6회 연속 월드컵 득점 기록도 세웠다. 그러나 불명예 기록도 수두룩하다. 그의 월드컵 토너먼트 득점은 크로아티아와의 32강전 페널티킥 한골 뿐이다. 손흥민, 홍명보 등과 함께 역대 월드컵 최다패(8패) 공동 1위에도 이름을 올렸다.
호날두는 “이런 식으로 월드컵에서 떠나게 돼 슬프다. 모든 것을 쏟아부은 만큼 후회는 없다. 이 대회가 나의 마지막 월드컵”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감정에 치우쳐 성급한 결정을 하기보다는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생각하겠다”며 국가대표 은퇴 연장 가능성을 열어뒀다.
유로 2028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읽힌다. 1985년생 호날두는 다음 2030년 월드컵 땐 45세가 된다. 포르투갈 매체 아볼라는 “호날두는 이제 충분하다”는 헤드라인을 달았다. 성역이었던 호날두를 향한 포르투갈인들의 인내심도 바닥을 드러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