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주의자는 암(癌).”(지난 4일) 도널드 트럼프의 공산주의 발언이 징검다리처럼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무신론자 공산주의자들”(지난달 26일), “공산주의는 1·2차 세계대전, 9·11 테러 이후 최대 위협”(지난 1일) 등. 이 징검다리의 틈새를 미 공화당 정치인과 보수 인플루언서들이 꽉꽉 채우고 있다. 이들의 올 상반기 ‘공산주의(자)’ 언급은 지난해보다 43% 늘었다. 주당 626건, 하루 89건, 시간당 4건이다.
배경에는 민주사회주의자(DSA)들의 약진이 있다. 이미 조란 맘다니 뉴욕 시장,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 연방 하원의원이 포진한 상태.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DSA 청년들이 곳곳에서 승산이 높다.
공화당에서는 DSA가 내세우는 부의 재분배, 국가 역할의 강화 등 사회주의 사상을 공산주의로 둘러친다. 그리고 유권자를 갈라친다. 공산주의는 생산수단의 공동 소유와 사유재산의 폐지, 나아가 국가 소멸을 지향한다. 공산주의의 실체는 유령처럼 희미하다.
한국에서도 하나의 유령이 배회하고 있다. 전체주의라는 유령이.
개정 정보통신망법이 7일부터 시행됐다. 야권과 시민단체는 “입틀막 하겠다는 ‘전체주의 선언’”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전날인 6일 이병태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이 “5·18이 성역이 됐다”는 발언으로 사퇴했다. 그는 “자유와 방종의 경계마저 권력이 자의적으로 정의하면 바로 전체주의의 시작”이란 말을 남겼다. 5일엔 조국 전 조국혁신당 전 대표가 ‘무섭노’가 극우성향 일베의 표현일 것이라고 했다. “전체주의 홍위병을 보는 것 같다”는 야당의 반응이 나왔다. 전체주의에는 국가의 독점과 통제·억압이 따라다닌다. 우리 국가에 전체주의의 유령이 아른거리는가.
영어 접미사 ‘~ism’이 ‘~주의’로 번역된 때는 일본 메이지 유신 직후다. 1881년 수신사 이헌영이 『일사집략』에서 조선에 처음 선보였다. 하지만 ‘~주의’란 단어는 복잡한 현실을 고정된 틀로 환원해 사유를 막고, 교조화한다는 비판도 받는다. 특정 목적을 위해 ‘~주의’를 소환할 수 있다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