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프랑스 G7 정상회의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이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캐나다는 지난 6일 차세대잠수함 도입사업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한국이 아닌 같은 나토 회원국인 독일의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를 최종 선정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그제(6일) 최대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차세대잠수함 도입 사업에서 한화오션이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에 고배를 마셨다. 정부와 기업이 총력전에 나섰지만 결국 캐나다는 같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인 독일을 선택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SNS에 “오늘의 경험이 세계적인 잠수함 강국들과 당당히 경쟁한 우수한 성능과 기술력을 한층 높이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수주 실패를 보면 잠수함 원조 국가인 독일과 대등한 경쟁을 벌였다는 사실에 만족할 수 없는 근본 원인에 주목해야 한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독일 선택의 이유로 캐나다의 ‘전략적 안보’를 강조하면서 “나토와 완벽한 상호 운용성이 있어 합동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전후 세계 최대 방산시장으로 떠오른 유럽 등 나토 회원국에 가성비와 납기 준수, 산업 협력 패키지를 내세우는 기존 수출 전략이 먹히지 않는 상황이 된 것이다.
바야흐로 나토(미국과 유럽) vs 중국·러시아의 진영 대립이 본격화한 가운데, 이제 ‘무기가 우수한 나라’가 아니라 ‘무기도 우수하지만 우리 편인 나라’의 방산이 선택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나토에 실존 위협인 러시아를 의식해 우크라이나에 비살상무기와 인도적 지원만 하는 한국, 또한 러시아가 북한과의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대북 제재를 공공연하게 반대하는데도 대응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국의 방산을 과연 나토가 어떤 시각으로 바라볼 것인지를 정부는 자문해야 한다. 나토가 대중 견제를 위해 협력 강화에 나선 인도·태평양 4개국(IP4) 가운데 호주와 뉴질랜드가 한국이 아닌 일본에 군함 생산을 맡기거나 맡기려는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다. 특히 물밑에서 진행해야 할 특사 외교를 공개리에 진행하고 구체적인 ‘선물 목록’까지 공개해 기존 K방산 최대 수입국인 동유럽 국가의 불만을 산 것도 향후 수주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마침 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터키를 방문 중이다. 나토 정상들과의 교류를 통해 최근 수주 정체 조짐을 보이는 K방산 피크 아웃의 원인을 파악해 K방산 2.0 시대의 수출 전략을 치열하게 고민하는 기회로 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