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사설] ‘카지노’ 소리 듣는 증시…레버리지 ETF 속히 손봐야

중앙일보

2026.07.07 08:26 2026.07.07 19:36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삼성전자가 2분기 90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냈다. 시가총액 세계 1위인 엔비디아를 넘어서는 기록이다. 그런데도 어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장중 9~10% 폭락세를 보였다. 반도체주의 동반 급락에 코스피 지수도 출렁이며 사이드카, 서킷 브레이커가 차례로 발동됐다. 주식 거래를 중단시키는 서킷 브레이커 발동은 올해 들어서만 여섯 번째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연합뉴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연합뉴스

이를 단순히 차익 실현이라고 하기엔 주가 변동성이 지나치게 크다. 그간 주가가 급하게 오른 데다 두 종목이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느 정도의 변동성은 불가피한 부분이 있다. 문제는 지난 5월 말 출시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에 과도하게 돈이 몰리며 ‘이중의 쏠림’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이 레버리지 ETF는 개별 종목의 등락률을 2배까지 추종하는 상품이다. 그런데 전체 ETF 거래대금의 4분의 1이 레버리지 ETF로 몰리는 과열이 빚어지며 반도체 주가는 물론 코스피 지수 변동 폭까지 확 키웠다. 말 그대로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상황이다.

안팎에서 경고도 잇따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레버리지 ETF의 등장에 변동성이 극심해진 한국 증시를 아예 카지노에 비유하기도 했다. 또 외국인들은 빠져나가면서 참가자들이 극한 상황으로 내몰리는 ‘오징어 게임’이 될 위험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은행 역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투자 확대는 쏠림 현상을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감독 당국 역시 긴장하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레버리지 ETF 도입을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나 후회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초 기대했던 서학개미의 귀환과 환율 안정 효과는 미미한데, 시장 불안정을 키우는 부작용만 두드러지고 있다.

청와대와 금융 당국은 이런 우려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대로 과열을 방치하면 금융시장 교란은 더욱 극심해지고, 외국인의 이탈이 가속화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수많은 개인투자자에게 돌아간다. 투기성 상품에 대한 감독이야말로 정부의 당연한 역할 아닌가. 당국은 증시를 도박판으로 몰고 가는 레버리지 ETF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조속히 내놓아야 한다.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