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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컬처에 빠지다] 앞과 뒤, 아래를 함께 보다

Los Angeles

2026.07.07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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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털리 코리안아트소사이어티 회장

로버트 털리 코리안아트소사이어티 회장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플립 사이즈(Flip Sides)’ 전시는 한국 미술을 새로운 시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특별한 기회를 제공한다. 그동안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던 작품들이 선보이는 것은 물론, 하나의 작품을 여러 각도에서 자세히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국미술협회(Korean Art Society) 회원들은 종종 미술관 수장고를 방문해 일반 관람객에게는 공개되지 않은 작품들을 직접 볼 수 있는 특권을 누린다. 우리는 가까이서 작품들의 위와 아래, 앞과 뒤를 세심하게 살펴보고, 질감을 느낄 기회도 갖는다. 그렇게 작품의 모든 것들을 살펴볼 때 비로소 그 안에 담긴 이야기가 온전히 드러난다.
 
하지만 박물관에 전시된 작품의 대부분은 모든 이야기를 들려줄 기회가 없다.  관람객은 대개 작품의 앞면만 볼 뿐, 밑바닥이나 뒷면은 접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플립 사이즈’ 전시는 매우 드문 기회다. 전시된 도자기들은 아래에 거울을 설치해 평소에는 볼 수 없는 바닥을 볼 수 있도록 했다. 그곳에는 이 도자기가 언제,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구워졌는지 알려주는 중요한 정보들이 담겨 있다.  
 
또 조각상은 360도의 감상이 가능해  작품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조각상의 뒷면에서는 기도문이나 공양물을 넣어두었던 작은 공간이 발견한는 경우도 있다. 상자의 뚜껑을 열면 안감에 적힌 아름다운 서예 작품이 모습을 드러내고, 엑스레이 영상은 겉으로는 보이지 않는 내부 구조를 보여주며 작품이 만들어진 과정을 알려준다. 이것은 마치 작품의 첫 장을 우리에게 들려주는 것과 같은 경험이다.
 
이번 전시는 예술을 넘어 우리의 삶에도 중요한 교훈을 전한다. 어떤 일이든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모든 면을 살펴봐야 한다는 사실이다. 예술작품처럼 사람도, 국가도 대개는 가장 보기 좋은 모습, 즉 자신의 ‘앞면’만 세상에 보여주려 한다.  
 
회고록을 쓰고 있는 나 역시 내 삶의 부정적인 면도 정직하게 드러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의 부족함과 실수를 인정하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를 숨김없이 기록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본다.
 
한 국가나 특정 집단의 깊이 있는 이해도 모든 면을 들여다봐야 가능하다. 그래야 역사와 경제적 환경이 어떤 사람들을 약자로 만들었는지, 그리고 왜 빈곤이 대물림되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으며, 고정관념도 극복할 수 있다.
 
선진국이라는 국가들을 평가할  때도 그 발전 과정에서 인권 침해나 다른 나라에 대한 착취 행위는 없었는지 함께 살펴봐야 한다. 현재 진행 중인 국제 분쟁 역시 모든 측면을 정직하게 들여다봐야 비로소 반인륜적인 범죄 행위를 알 수 있고, 이런 잘못을 바로잡기 위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위대한 예술과 그것을 분류하고 전시하는 행위의 목적은 세상을 새로운 방식으로 바라보도록 만드는 데 있다. 때로는 그것이 우리를 불편하게 해도 필요한 일이다.  
 
작품의 뒷면과 밑면을 보면 그것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알 수 있다. 마찬가지로 인간의 감춰진 모습을 정직하게 들여다보면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 그리고 무엇을 신속하게 고쳐야 하는지를 깨닫게 된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한국미술관에서 열리는 ‘플립 사이즈’ 전시의 1부는 오는 10월 18일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2부는 2026년 10월 31일부터 2027년 5월 17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이 글의 일부는 곧 출간될 로버트 털리의 회고록 『잉크타운(Inktown)』에서 발췌했습니다.
 
▶코리안아트소사이어티: 이메일([email protected])/페이스북(Facebook.com/RobertWTurley) 

로버트 털리 / 코리안아트소사이어티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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