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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침에] 어떤 장례식

Los Angeles

2026.07.07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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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호 수필가

이정호 수필가

6월 첫째 주 토요일은 따사로웠다. 하늘도 청명했다. 거리는 생각보다 한산해 예정보다 일찍 도착했지만, 주차장은 꽉 찼다. 그래도 계속 들어오는 차들이 있어 주차 안내를 하는 분들이 도와주고 있었다.  
 
검은색 옷은 가급적 입고 오지 말라고 했다. 그래서인가 차에서 내린 사람들의 옷이 밝고 환했다. 무거웠던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 같았다. 사람들의 모습도 엄숙함보다 평상시와 다름없는 분위기가 느껴졌다.    
 
교회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의 모습이 들어왔다. 스크린과 강대상 앞에 꽃으로 둘러싸인 그녀의 영정사진은 환하게 웃는 모습이었다. 마치 그녀의 영혼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하며 환대하는 것 같았다.  
 
제법 큰 교회인데도 1층은 다 찬 것 같았다. 조문객이 250명 정도는 되었다. 그녀는 많은 단체에서 활동했다. 내가 아는 것만 해도 재미수필문학가협회, 재미시인협회, 그리고 합창단 활동 등일 정도다. 그녀는 수필 모임을 끝낸 후 바로 다음 모임으로 서둘러 가는 경우도 있었다.
 
그녀를 마지막으로 만난 것은 6개월 전, 수필 모임 회원의 출판기념회에서였던 것 같다. 나는 그녀에게 요즘  얼굴 보기가 힘들다고 말했고, 그녀는 앞으로 모임에 잘 나오겠다고 답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녀의 죽음은 갑작스럽게 찾아왔다.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녀는 3-4개월쯤 전 줌으로 진행된 글공부 모임에 참석해 몸이 좀 아프다고머 말했다. 나는 그녀가 곧 회복할 것이라고 믿었다. 당시엔 그녀의 상태가 심각한지  몰랐다.  
 
그녀가 몸이 아파 병원에 갔을 땐 이미 암이 많이 진전된 상태였다고 들었다. 그녀는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이미 죽음을 준비하고 있었으리라. 그러면서도 마지막  순간까지 본인이 할 수 있는 것을 하려고 했던 것 같다.  
 
 그녀는 임종 전 가족에게 세 가지 당부를 했다고 한다. 첫 번째는 본인이 천국에 입성할 것을 알기에 감사예배를 드려달라는 것이었다. 두 번째는 조문객들이 검은 옷 대신 밝은 색상의 옷을 입었으면 좋겠다고 했단다. 세 번째는 조문객들을 극진히 대접하라는 것이었다.      
 
천국 입성 감사예배가 끝나고 조문객들은 친교실로 안내되었다. 그녀의 바람대로 극진한 음식 대접이 기다리고 있었다. 많은 조문객의 표정도 밝았다.  
 
그녀가 원했던 것은 조문객들이 슬픔 대신, 천국에 들어가는 자기를 환송하며 기뻐하는 모습이었던  것 같다. 그녀는 죽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천국행 열차를 타게 되어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영혼이 숨 쉬는 장례식이었다. 기쁨과 감사가 흘러넘치는 이별이었다. 이러한 분위기에 슬픔은 끼어들지 못했다. 언젠가 있을 나와 가족의 장례식도 이런 모습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정호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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