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대표적인 고가 주택시장으로 꼽히는 샌디에이고 주택시장에 오랜만에 실수요자들을 위한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됐다.
중저가 주택가격이 소폭 하락하며 매수자들의 가격 부담을 다소 덜어주고 있는 반면 고가 주택시장은 여전한 강세를 유지하며 양극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 조사기관 '퍼스트 아메리칸 데이터 앤 애널리틱스(First American Data & Analytics)'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샌디에이고의 스타터 주택(생애 첫 주택)과 중간 가격대(Mid-tier) 주택 가격은 평균 2%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으로 하락했다. 반면 럭셔리 주택은 평균 0.5% 상승하며 대조를 이뤘다.
해당 보고서는 샌디에이고의 주택 가격대를 다음과 같이 분류했다.
▶스타터 주택: 약 75만 달러 수준
▶중간 가격대 주택: 75만 달러 ~ 110만 달러
▶럭셔리 주택: 110만 달러 이상
부동산 정보업체 '질로우(Zillow)'의 통계도 이 같은 흐름을 뒷받침한다. 현재 샌디에이고의 주택 중간가격은 약 100만 달러에 육박하지만 매물이 시장에 나온 뒤 계약 체결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16일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격은 다소 조정을 받고 있으나 매매 거래 자체는 여전히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러한 샌디에이고의 집값 둔화세는 미국 전국적인 흐름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퍼스트 아메리칸은 아이다호 노스다코타 등의 일부 주와 시카고 같은 주요 도시들의 주택 가격이 현재 샌디에이고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고금리 기조와 주택 구입 비용 부담이 지속되면서 일반 수요층은 다소 위축된 반면 자금 여력이 있는 자산가 중심의 럭셔리 주택 시장은 탄탄한 수요를 바탕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가격 조정을 본격적인 장기 하락세의 신호탄으로 보기는 아직 이르다. 하지만 치솟는 집값에 내 집 마련을 망설이던 첫 주택 구입 예정자 등 실수요자들에게는 당분간 숨통이 트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