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랑스-파라과이와의 16강전에서 킬리안 음바페가 선제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프랑스 검찰이 대표팀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28·프랑스)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한 파라과이 상원의원에 대한 공식 수사에 나섰다.
영국 가디언의 7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파리 검찰청은 프랑스축구연맹이 온라인 혐오 대응기관에 고발장을 제출하자 파라과이 자유급진당의 셀레스테 아마리야(62) 상원 의원에 대한 정식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아마리야 의원의 발언이 피해자의 실제 또는 추정되는 출신, 민족, 국적, 인종, 종교를 이유로 나온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러한 범죄는 최대 1년의 징역형과 4만 5000 유로(약 7760만원)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검찰은 피해자가 프랑스 국적자일 경우 해외에서 이뤄진 발언에 대해서도 수사 가능하다.
앞서 지난 4일 열린 북중미 월드컵 16강전에서 파라과이가 프랑스에 0-1로 뼈아픈 패배를 당한 후 아마리야가 SNS에 음바페를 향한 인종차별적 욕설을 쏟아냈다.
음바페는 경기 후 “파라과이는 축구할 생각이 없었다. 우리도 얼마든지 더러운 축구를 할 수 있다”며 파라과이의 프랑스 선수들에게 거친 몸싸움과 반칙, 태클, 독설을 비판했다.
이에 아마리야 의원은 SNS에서 음바페에게 “프랑스인 행세를 하려고 애쓰는 식민지 출신 카메룬인”, “글쓰기도 배우지 못한 야만인” 등의 인종차별성 비난을 했다. 카메룬 출신 아버지 밑에서 태어난 음바페의 혈통을 향한 원색적인 비하였다. 심지어 파라과이 선수들이 경기 후 음바페를 때렸어야 했다고도 덧붙였다.
이를 접한 음바페는 7일 SNS에 아마리야 상원의원의 사진과 함께 장문의 글을 올렸다. 음바페는 “당신은 비열하고 직책에 걸맞지 않은 여자”라며 “당신의 무모하고 뻔뻔한 인종차별 덕분에 전 세계는 파라과이 선수들이 이번 월드컵에서 이룩한 노력을 잊게 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자신의 나라에 최악의 이미지를 심은 무능한 여자”라고 꼬집으며 “나는 그녀와 같은 사람들이 증오와 인종차별을 퍼뜨리는 걸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SNS에서 음바페를 지지했다. 그는 “음바페의 또 다른 골. 이번에는 인종차별에 맞서는 골이다”라며 “전적으로 지지한다. 모욕적인 말에는 우리의 가치 즉 존엄성, 존중, 박애가 필요하다”라고 썼다.
프랑스축구협회는 강경 대응했다. 협회는 “극도로 혐오스럽고 용납할 수 없다. 이러한 발언은 범죄이며 비난받아 마땅하다. 프랑스축구협회는 법적 절차를 밟기 위해 해당 문제를 검찰에 고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프랑스 축구대표팀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가 7일(현지시간)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셀레스트 아마리야 파라과이 상원의원을 공개 비판했다. 사진 킬리안 음바페 SNS 캡처
자신의 인종차별적 발언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자 아마리야는 SNS에 프랑스·스페인어로 음바페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올렸다. 그는 혼혈인으로서 자신이 받았던 것과 같은 모욕으로 음바페를 대했던 것을 후회한다고 말하며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음바페에게도 사과를 요구하며, 자신에 대해 언급한 방식이 성차별적 폭력이라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위협했다.
파라과이 정부는 아마리야 의원의 발언 관련 성명을 내고 “(아마리야 상원의원의 인종차별은) 우리나라가 추구하는 평화로운 공존과 인간 존엄성 존중이라는 가치와 원칙에 반한다”며 “해당 발언은 파라과이 정부와 국민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거리를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