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재산 통합지급 '안심상속' 서비스 도입 추진 놓치기 쉬운 세금 등 문제 등은 별도로 점검해야
미주 한인들이 한국 상속 문제를 처리할 때 가장 먼저 부딪히는 어려움 중 하나는 ‘어디에 어떤 재산이 있는지 모른다’는 점이다. 가족이 한국에서 돌아가신 경우, 상속인은 예금, 보험, 증권계좌, 부동산, 세금 체납 여부 등을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해외에 거주하는 상속인 입장에서는 한국 금융기관을 일일이 확인하고,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고, 가족들과 연락을 맞추는 과정이 결코 간단하지 않다.
다행히 한국에는 사망자의 재산을 조회할 수 있는 제도가 이미 마련되어 있다. ‘안심상속 원스톱서비스’를 이용하면 사망자의 금융거래, 국세, 지방세, 연금, 토지, 건축물, 자동차 등 주요 재산 정보를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다. 사망신고와 동시에 신청하거나, 사망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일정 기간 내에 정부24 또는 주민센터 등을 통해 신청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문제는 ‘조회’와 ‘지급’이 다르다는 데 있다. 상속인이 사망자의 금융재산이 어느 은행이나 금융회사에 있는지 알게 되더라도, 실제로 그 예금이나 금융재산을 상속받기 위해서는 해당 금융기관을 각각 방문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금융기관마다 요구하는 서류도 조금씩 달라, 같은 가족관계서류나 위임장 등을 여러 번 준비하고 제출해야 하는 불편이 있었는데, 특히 해외 거주 상속인에게 이러한 절차는 더 큰 부담이 된다.
이와 관련하여 국민권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026년 6월 18일 ‘상속 금융재산 통합지급 서비스’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서비스가 시행되면 상속인이 금융회사 한 곳만 방문하여 상속처리 관련 서류를 제출하고 통합지급을 신청할 수 있게 된다. 이후 제출된 서류가 관련 금융회사들 사이에 공유되고, 각 금융회사가 심사를 거쳐 대표 상속인 계좌로 상속 금융재산을 이체하는 방식이 추진된다.
해외 한인들에게 이 제도는 분명 반가운 변화다. 한국 방문 일정을 잡기 어렵거나, 공동상속인이 여러 나라에 흩어져 있는 경우, 금융기관별로 반복 방문해야 하는 부담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부모님이 여러 은행에 소액 예금을 나누어 보유하고 있었던 경우에는 실질적인 도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 제도가 한국 상속 절차 전체를 자동으로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다. 상속 금융재산을 지급받기 위해서는 여전히 누가 상속인인지, 각 상속인의 상속분은 얼마인지, 공동상속인 사이에 상속재산분할협의가 필요한지, 위임장이 필요한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이번 제도 변화의 의미는 명확하다. 한국 정부는 상속 재산을 ‘찾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실제로 ‘받는 절차’까지 간소화하려 하고 있다. 이는 해외 거주 한인들에게도 중요한 변화다. 그러나 편리한 제도가 도입된다고 해서 상속관계, 서류, 세금, 채무, 공동상속인 간 합의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한국과 미국 사이에 생활 기반을 두고 있는 한인들은 새로운 제도는 적극적으로 활용하되, 상속 절차 전체를 함께 점검하는 태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