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은 취임 첫날인 지난 1일 '폰 프리 스쿨'을 1호 결재로 처리했다. 경기도교육청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의 대표 공약인 ‘폰 프리 스쿨(Phone-Free school)’이 시험대에 올랐다. 교내에서 휴대폰 사용을 제한하는 내용인데 인권 침해 우려 등을 딛고 학교 현장에 안착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8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안 교육감은 지난 1일 취임 직후 ‘폰 프리 스쿨 추진계획’을 1호 결재했다. 폰 프리 스쿨은 도내 초·중·고교에서 일과 중 휴대폰 사용을 제한해 학습이나 관계 형성 등 학생의 성장 활동을 돕고 학교 교육력을 회복하기 위한 정책이다. 휴대폰 사용 대신 독서·문화예술·스포츠 교육을 활성화해 학생의 전인적 성장을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안 교육감은 이와 관련해 “휴대폰에서 멀어져야 배움에 가까워지고, 학교도 교육 활동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이 지난달 27~29일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7.3%가 “학습권 보호를 위한 교내 휴대폰 수거·보관 조치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학부모 층은 84%가 “필요하다”고 찬성했다. 휴대폰 규제 방식도 ‘개별 학교 재량(24.8%)’보다 ‘제도적 일괄 규제(67.7%)’를 선호했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등교 시 휴대폰을 제출하고 하교 시 돌려받기(51.6%)’ 방식이 1위로 선택됐다.
한 교사는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모자폰싸(모두가 자식의 폰과 싸우고 있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휴대폰 사용으로 학내가 시끄럽다”며 “학업 환경 조성 등을 위해서도 폰 프리 스쿨이 도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폰 프리 스쿨을 이미 시행한 학교는 학업 성취도가 올라가는 등 효과를 보고 있어 교육 현장의 호응도 크다고 한다.
휴대전화를 수거하는 한 학교의 모습. 뉴스1
올해부터 수업 중 휴대폰 등 스마트기기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시행되고, 휴대폰 일괄수거를 ‘인권침해’로 판단하던 국가인권위원회가 2025년 “일반적 행동 자유권이나 통신의 자유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판단을 뒤집는 등 폰 프리 스쿨을 위한 제도적 여건도 조성됐다.
반면 “교내 휴대폰 사용 제한은 인권침해”라는 반발도 있다. 청년인권행동 아수나로는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제12조 4항에는 휴대전화 소지 자체를 금지하지 말아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며 “폰 프리 스쿨 정책은 학생인권조례의 내용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조영선 학생 인권법과 청소년 인권을 위한 청소년 시민 전국 행동 운영위원은 “경기도는 학생인권조례를 가장 먼저 안착한 곳인데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된 조례를 무시하고 폰 프리 스쿨을 정책화하는 것은 안 된다”며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엔 사용을 허용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도교육청 조사 결과 폰 프리 스쿨 정책에 대한 우려 사항으로 ‘학생 반발 및 규정 미준수(34.7%)’, ‘긴급 상황 시 연락 어려움(23.6%)’이 제기됐다.
교원단체들은 폰 프리 스쿨 정책에 찬성하면서도 ‘가이드라인 마련’을 요구했다. 경기교사노조 관계자는 “각 학교의 여건이 다른 만큼 정책을 강제해서는 안 된다”며 “휴대폰 보관·수거, 분실·파손 시 책임, 일과 중 긴급 연락 체계와 예외 인정 범위, 수거 거부에 따른 학부모 민원 대응 기준 등에 대해 도교육청 차원의 표준 가이드라인 수립·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 교육부 조사 결과 경기지역 초·중·고교의 35%가 휴대폰을 일괄 수거하고 있다”며 “폰 프리 스쿨에 대한 세부 계획이나 표준 가이드 등을 구상 중이다. 학교 현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