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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신임 받고, 전자발찌 벗고...‘우파’ 英 패라지, 佛 르펜 출사표

중앙일보

2026.07.07 23:53 2026.07.08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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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절 패라지 영국 개혁당 대표가 7일(현지시간) 런던 개혁당 본부에서 의원직을 사퇴하고 보궐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나이절 패라지 영국 개혁당 대표가 7일(현지시간) 런던 개혁당 본부에서 의원직을 사퇴하고 보궐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나이절 패라지 영국 개혁당 대표, 마린 르펜 프랑스 국민연합(RN) 의원.

유럽 정계에서 화제를 일으킨 우파 정치인 2명이 최근 수난을 겪고 있다. 정치자금 논란에도 정면돌파에 나선 모양새다.

영국에서 우익 성향 개혁당(Reform UK, 2019년 창당)을 이끄는 패라지 대표는 7일(현지시간) 자신을 둘러싼 정치자금 논란에 정면으로 맞서겠다며 하원의원(잉글랜드 남동부 클랙턴)에서 사퇴하고 보궐선거에 다시 출마하겠다고 발표했다.

패라지는 영상 성명을 통해 “나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다. 어떤 식으로든 법을 위반한 적이 없으며, 공금을 남용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클랙턴 주민의 판단을 받겠다. 보궐선거는 국민 대 기득권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패라지는 2024년 7월 총선 직전 암호화폐 투자자 크리스토퍼 하본으로부터 500만 파운드(약 101억원)를 받았다. 하지만 의회에 신고하지 않아 의회 윤리 감사기관의 조사를 받는 중이었다. 패라지는 “하본에게 받은 자금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경호 비용 등에 썼다. 의회 조사는 나를 겨냥한 정치적 공세”라고 주장했다. 불법 정치자금 의혹이 커지자 조사 대신 재신임을 받겠다고 나선, 다소 이례적인 상황이다.

개혁당은 지난 5월 지방선거에서 보수당·노동당 양강(兩强) 체제를 깨고 1당으로 떠올랐다. 반(反)이민, 감세, 반유럽연합(EU), 반엘리트, 정치적 올바름(PC) 타파 등을 내세운다. 포퓰리즘(인기 영합주의) 성향이 짙은 강성 우파긴 하지만, 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거나 인종·민족 우월주의를 좇는 극우 정당과는 구분된다.

마린 르펜 프랑스 국민연합 의원이 7일(현지시간) TF1 방송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마린 르펜 프랑스 국민연합 의원이 7일(현지시간) TF1 방송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프랑스에선 7일 강성 우파 성향 국민연합(RN)을 이끄는 르펜 의원이 사법 리스크(위험)에도 내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다고 발표했다. 르펜 의원은 이날 유럽의회 자금을 유용한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3년과 벌금 10만 유로(약 1억7000만원), 피선거권 박탈 45개월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징역형 가운데 2년은 집행을 유예하고, 1년은 전자발찌 착용 상태로 가택에 구금한다는 조건을 붙였다. 하지만 르펜은 TF1 방송에 출연해 “대법원에 상고하면 항소심 판결 효력이 정지된다”며 “전자발찌 없이 선거 운동을 하겠다”고 주장했다.

르펜을 비롯한 전·현직 RN 관계자들은 2004∼2016년 유럽의회 활동을 위해 보좌진을 채용한 것처럼 허위 서류를 꾸며 보조금을 받아낸 뒤 실제로는 당에서 일한 보좌진 급여 지급 등에 쓴 혐의(공금 횡령, 사기 공모)로 기소됐다.

르펜이 내년 대선에 출마하면 네 번째 등판이다. 2012년 첫 도전에서 르펜은 득표율 17.9%를 기록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니콜라 사르코지에 이어 3위를 차지하며 결선에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2017년 대선에선 결선에 올라 에마뉘엘 마크롱 현 대통령과 대결했다. 당시엔 32%포인트 차로 밀렸다. 하지만 2022년 대선 재대결에선 지지율 격차를 17.1%포인트까지 좁혔다.

RN은 영국 개혁당과 마찬가지로 반이민·반EU 등을 주장한다. 다만 프랑스 우선주의를 최우선 가치로 내세워 강성 우파 정당으로 분류된다. 현재 정당 지지율에서 독보적 1위라 르펜이 대선에 나올 경우 집권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수년간 유럽은 물론 미국을 비롯한 서구권 전반에서 기존 중도 정당이 흔들리고 강경 우파, 포퓰리즘 정당이 세를 불려왔다. 가디언은 “경제 불안이 유권자를 기존 정당에서 떠나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김기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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