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5월까지 경상수지 흑자가 연간 최대인 지난해 기록을 넘어섰다. 한국은행은 올해 연간 흑자가 기존 전망치인 2500억 달러(약 377조원)를 웃돌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한이 8일 발표한 ‘국제수지’에 따르면 올해 1~5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412억8000만 달러(약 213조원)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1230억5000만 달러)를 이미 넘어선 규모다. 5월 한 달 경상수지도 386억1000만 달러 흑자로, 지난 3월(379억3000만 달러)을 웃도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유성욱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상반기 1515억 달러 흑자를 예상했는데, 1~5월 누적 흑자를 보면 이를 넘어설 것 같다”며 “연간으로 봐도 전망치(25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6월에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1000억 달러를 넘어 400억 달러 수준의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경상수지 호조는 상품수지(상품 수출액-수입액)가 이끌었다. 5월 상품수지 흑자는 378억6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였다. 수출은 943억4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62.9% 늘었고, 수입은 564억8000만 달러로 22.2%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핵심은 반도체다. 통관 기준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67.7% 급증했다. 컴퓨터 주변기기(249.4%), 석유제품(49.1%), 화공품(11.0%) 수출도 늘었다. 지역별로는 중국(80.8%), 동남아(74.4%), 미국(59.4%) 등 주요 시장에서 수출이 고르게 증가했다. 유 부장은 “반도체 수출이 워낙 좋지만 석유제품·화공품·바이오·제약 등 나머지 부분도 크게 나쁜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수지는 10억9000만 달러 적자였지만 적자 폭은 전월(24억2000만 달러)보다 줄었다. 여행수지는 방한 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5000만 달러 흑자로 돌아섰다. 5월 입국자 수는 1년 전보다 19.4% 늘었다. 해외 투자에서 발생한 배당·이자 소득 등을 반영하는 본원소득수지도 배당 지급 감소 영향으로 21억7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연도별 경상수지
다만 역대급 경상 흑자가 곧바로 원화 강세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벌어들인 달러만큼 해외로 빠져나가는 달러도 적지 않아서다. 5월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는 310억5000만 달러 순유출(유입-유출)을 기록해 통계 작성 이후 최대 감소 폭을 나타냈다. 국내 주가 상승에 따른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리밸런싱, 차익 실현 매도 영향이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도 주식을 중심으로 62억4000만 달러 늘었다.
이에 금융계정 순자산은 310억8000만 달러 증가해 지난 3월에 이어 월별 역대 두 번째를 기록했다. 수출로 달러를 벌어들이는 속도만큼 해외 투자와 외국인 주식 매도를 통한 달러 유출도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