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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8년부터 자산 10조 상장사 ESG공시 의무화…재계선 “기업 부담 가중"

중앙일보

2026.07.08 00:08 2026.07.08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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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8년부터 연결자산총액이 10조원 이상인 코스피 상장사는 지속가능성(ESG) 공시를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8일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당정협의회를 열고 ‘지속가능성 공시 제도화 방안’을 발표했다. 재계에선 “기업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에 의무화된 건 ESG 공시 가운데 기후 공시다. 기후 변화에 따른 기업의 리스크와 대응 현황을 투자자 등에게 공개하는 것이다. 온실가스 배출량, 에너지 사용량뿐 아니라 기후 리스크 관리 현황, 기후 전략 및 목표 등 정보가 공개 대상이 된다.

최종안에선 지난 2월 발표됐던 초안(연결자산총액 3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부터 적용)에 비해 공시 대상이 대폭 확대됐다. 2028년(2027 회계연도)에는 자산 10조원 이상 상장사, 2029년에는 5조원 이상 상장사까지 포함된다. 당정은 글로벌 기관투자자 등으로부터 ‘코스피200 기업이 포함되도록 공시 대상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된 점 등을 고려했다. 공시 범위에 포함되는 기업은 종속회사를 포함해 2028년 291개사, 2029년 3171개사로 집계됐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공시 채널은 법정 공시다. 초안에선 거래소 자율 공시 후 법정 공시로 전환하는 내용이 담겼으나, 2028년부터 자본시장법상 사업보고서 공시로 즉시 시행된다. 대신 당정은 면책제도를 내놨다. ESG 공시 정보 특성상 기업이 예측·추정 정보를 담을 수밖에 없는데, 예측 판단 근거가 합리적이고 성실하게 표기돼 있을 경우 면책이 가능하다. 특히 도입 후 3년간은 온실가스 배출량 등 사실 정보에 대해서도 면책한다. 다만 고의적인 ‘그린 워싱(위장 환경주의)’에 대해서는 자본시장법상 손해배상, 행정책임을 묻는다.

2031년부터는 공시 대상 정보도 늘어난다. 도입 초기에는 우선 스코프1(직접 배출), 스코프2(에너지 소비 등 간접배출) 정보가 담기는데, 이후에는 스코프3(가치사슬 전반 배출) 정보도 산정해 공개해야 한다. 공시 정보의 신뢰성을 제3의 기관이 판단하도록 한 ‘제3자 인증’ 제도도 2030년부터 의무화된다. 당정은 연내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기업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2027 회계연도부터 적용되는 만큼 당장 올해부터 준비해야 하는데, 데이터 관리 체계 구축에는 준비 기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ESG 공시 대상 정보를 작성하려면 환경 관련 부서뿐 아니라 인사·재무 등 여러 부서가 협의해야 하고, 전문 인력 확보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지난 3월 자산 10조원 이상 30조원 미만 코스피 상장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절반 이상(55.6%)이 ESG 전담 인력 없이 타 업무를 병행하는 겸직 체계로 운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율 공시가 아닌 법정 공시로 즉시 시행되면 법적 리스크가 기업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면책 제도가 마련돼 있긴 하지만, 당정이 ‘그린 워싱’은 엄벌한다는 기조를 분명히 한 만큼 혼란이 불가피하다. 한국경제인협회·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무역협회·중소기업중앙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6단체는 “ESG 공시 도입의 필요성과 방향성에는 공감한다”면서도 “곧바로 법정 공시로 도입될 경우 기업의 수용성과 이행 역량이 충분히 고려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충분한 면책 보장과 공시 인프라·가이드라인 마련 등 촘촘한 이행 지원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효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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