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씨가 유튜브 '다스뵈이다'에서 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 유튜브 채널 '딴지방송국' 캡처
개정 정보통신망법(7·7법) 시행 첫날 글로벌 플랫폼인 유튜브에 “김어준(58)씨가 7·7법을 위반했다”는 취지의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8일 파악됐다.
지난 7일 이동재 매일신문 객원편집위원(전 채널A 기자)은 “김씨가 유튜브 채널 딴지방송국에서 이른바 ‘채널A 사건’을 언급하며 유포한 허위 정보가 아직도 버젓이 게시돼 있어 삭제 조치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유튜브에 신고했다. 7·7법에 따르면 일평균 이용자 수 100만명 이상인 플랫폼(대규모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은 불법·허위조작정보에 대한 신고·처리 의무가 있다. 유튜브는 개정안에 맞춰 국가별 법률 위반 가능성이 있는 콘텐츠 신고 절차를 정비해놓은 상태다.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뉴스1
이씨가 신고한 것은 2020년 4월부터 10월 사이 딴지방송국 채널 ‘다스뵈이다’에 게시된 일부 영상들이다. 당시 김씨는 “이 전 기자가 수감 중인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VIK) 대표에게 접근해 ‘유시민에게 돈을 줬다고 하라’고 협박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수차례 했다. 구체적으로 김씨는 “(이 기자가 이 대표에게) ‘사실이 아니라도 좋다. 유시민에게 돈을 줬다고만 해라. 그다음은 우리가 알아서 한다’고 말했다. 이것은 공작”이라고 언급했다. 이씨 측은 “조회수가 100만회를 넘긴 이 영상들은 허위 내용을 포함하고 있고, 아직도 피해를 주고있다”며 “개정 정통망법 입법 취지에 정확하게 일치하는 사례”라고 주장했다.
실제 관련 내용이 ‘허위’라는 법원 판단도 나왔다. 2023년 7월 18일 서울동부지법 민사3단독 장민경 판사는 이씨가 김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김씨가 500만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김씨는 문제가 된 발언에 대해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내용이 사실이라고 믿고 그대로 읽은 것이고, 개인적 의견 표명이자 비평이었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최 전 의원은 지난해 7월 대법원에서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대법원은 “최 전 의원이 적시한 사실이 허위이며 공공의 이익을 위한 비판을 넘어 피해자를 향한 비방 목적을 인정할 수 있다”는 2심 판결을 유지했다.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전 의원. 연합뉴스
만약 유튜브가 “관련 영상을 삭제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김씨가 이에 불복할 경우, 방송통신미디어심의위원회의 조정 절차를 밟게 된다. 조정 단계에서도 양측이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대립할 경우에는 소송 과정을 거쳐 재판부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
법조계에선 “7·7법 시행 이전에 올린 영상에 대해서도 개정안이 적용될지가 향후 논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현 전 대한변협회장은 통화에서 “부칙을 분석해보면, 7일 이후에 게시된 내용에 대해서만 법 적용이 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허위 정보에 대한 구성 요건도 넓기 때문에 ‘고의적’ 의도를 갖고 영상 공개를 유지한 게 입증되면 법 적용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법률사무소 집현전 소속의 이호동 변호사는 “새로 접수된 신고 등을 통해서 허위 정보라고 판명 났음에도 삭제를 하지 않으면 재판부는 ‘부작위(마땅히 해야 할 의무가 있는 일을 하지 않은 것)범’으로 판단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지난해 12월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반면 “개정법 시행일 이전에 게시한 영상이 새로 ‘유통’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법무법인 필 소속의 고상록 변호사는 “징벌적 손해배상 규정 등은 허위·조작정보를 ‘유통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끼친 경우부터 적용한다고 명시하고 있다”며 “정보가 공개된 채 존재하는 상태를 ‘유통’으로 보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장판사 출신의 변호사도 “개정되기 전의 법 조항을 적용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씨는 이씨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지난해 기소 돼 징역 1년을 구형받았다. 김씨에 대한 1심 선고는 오는 14일 오후 2시 서울북부지법에서 진행된다. 김씨 측 변호사는 최후 진술에서 “관련 내용이 허위 사실이라는 인식도, 비방할 의도도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