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외교장관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나 소형모듈원자로(SMR) 배치에 관한 협력각서(MOC)에 서명했다. 한·미·일 안보 협력체가 실질적인 사업 협력을 꾀하는 기제로 확장됐다는 의미가 있다.
외교부는 8일 조현 외교부 장관과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대신이 전날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의에서 SMR 협력각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3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을 시작으로 제3국에 SMR 배치를 가속화하기 위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핵심은 한·미·일 기업들이 팀을 이뤄 제3국 SMR 사업에 공동으로 뛰어드는 것이다.
3국은 표준화된 SMR 노형을 활용해 원자로를 짓는 사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원전마다 설계와 계약을 새로 짜는 대신 표준 모델을 적용해 비용과 시간을 줄이겠단 취지다. 또 3국 기업 간 컨소시엄 구성, 수출 대상국의 사업 자금 조달 및 역량 강화, 기술·연료·장비·서비스 지원도 협력 범위에 포함됐다.
이번 합의는 중동전쟁으로 에너지 안보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오히려 탄력을 받아 성사됐다. 그간 한·미·일 협력은 자유민주주의 등 공유하는 가치 수호 측면에서 공조를 약속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원전 수출과 연료·장비·서비스를 묶은 실질적 사업형 협력으로 진전된 게 특징이다. 한·미 및 미·일 등 양자 차원에서 주로 논의 돼 온 SMR 협력 문제가 3국 협력으로 제도화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