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비약적인 속도로 발전하면서 AI가 탑재된 로봇이 각종 산업 현장에서 점차 사용 범위를 넓혀 가고 있다. “원격 조정이 필요 없는 자율형 로봇이 산업 현장을 누비는 모습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등과 같은 기사를 언론 매체를 통해 접하게 된다.
비행기나 선박, 자동차 등과 같은 기계를 다루어 부리는 행위를 나타낼 때 위에서와 같이 ‘조정’이라고 쓰는 걸 종종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표현으로, ‘조종’이라 고쳐 써야 한다.
‘조종’과 ‘조정’은 생긴 모양과 발음이 비슷해 많은 사람이 흔히 헷갈려 쓰는 단어다. 그러나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닌 각각의 독립된 단어이므로 주의해 써야 한다.
‘조정’은 분쟁을 중간에서 화해하게 하거나 서로 타협점을 찾아 합의하도록 하는 일을 의미하는 단어다. 따라서 “실무자 간의 이견 조정을 위한 회의가 열렸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해 당사자들이 직접 조정에 나섰다” 등과 같이 쓸 수 있다. “이혼 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가정법원에 조정을 신청한다”에서처럼 법률을 설명할 때 자주 쓰이기도 한다.
‘조종’은 ‘기계를 다루어 부림’이라는 뜻 외에 ‘다른 사람을 자기 마음대로 다루어 부림’이라는 의미로도 쓰인다. “그를 배후에서 조종한 사람은 따로 있다” “내가 다른 사람의 조종이나 받는 꼭두각시인 줄 아느냐?” 등과 같이 사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시세 조종’과 ‘시세 조정’ 중 주가 조작 관련 기사에 등장하는 표현은 어떤 것일까. 이 경우 주식 가격을 배후에서 마음대로 다루어 조작한 것을 의미하므로 ‘시세 조종’이라고 해야 바른 표현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