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영교 법사위원장을 향해 국회 후반기 원 구성 등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건의 경찰 수사 문제점이 검찰의 보완수사를 통해 연일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오히려 보완수사권 폐지를 위한 속도전에 돌입했다.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8일 법사위 전체회의를 열고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김용민 민주당 의원 대표 발의)과 특별사법경찰관리에 대한 검사 지휘권을 없애는 같은 법 개정안(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 대표 발의) 등 2건을 상정했다. 범여권 단독으로 개최한 법사위 회의였지만, 이날 장윤기 사건을 고리로 보완수사권 폐지 이후 대책에 대한 논쟁이 벌어졌다. 김남희 민주당 의원은 장윤기 사건의 경찰 부실 수사를 언급하며 “미흡한 수사로 범죄자가 처벌받지 못하는 일이 생기면 안 된다. 검사의 보완수사요구권 실효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수사기관 통제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정 장관은 “보완수사 요구를 10% 정도 하고 있는데, 많은 경우 상당히 지연되거나 실질적인 통제 수단이 없다”고도 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검사에게 수사권을 주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 장관은 “장윤기 사건은 검찰 단계에서 보완한 사항이 11개나 된다. 다른 의도를 가지고 언론플레이를 한다고 오해는 말아 달라”고 했다.
민주당 내 보완수사권 존폐 논쟁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결론은 국회에 맡기겠다”고 한 뒤 사실상 실종됐다. 특히 정청래 전 대표가 지난달 25일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지금 당장!”이라며 8·17 전당대회 쟁점화를 시도하자, 경쟁 주자인 김민석 전 국무총리도 같은 날 “보완수사권 폐지를 정부 기본 입장으로 최종 정리했다”고 반응했다. 이에 폐지 시점이 전대 이후냐, 이전이냐 정도로 논의의 폭도 좁아졌다.
하지만 최근 여고생 살인 혐의를 받는 장윤기에 대한 경찰 부실 수사 징후가 검찰의 보완수사를 통해 드러나면서 민주당 내 신중론은 다시 힘을 얻고 있다. 한 법사위원은 “여론이 악화되면서 변수가 됐다. 보완책을 어떻게 마련할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홍기원 의원도 8일 페이스북에 “힘없는 억울한 피해자를 최소화하는 수준의 보완수사권을 남겨둘 여지는 없는지 숙의를 거쳐야 한다”고 썼다.
민주당 형소법 개정 태스크포스(TF)는 이번 주 중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소법 개정안을 발의할 방침이다. 원내지도부 의원은 “장윤기 사건이 문제이긴 하지만, 보완수사권 폐지가 당정 합의 사항”이라며 “폐지 뒤 문제점을 보완할 방법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국민의힘 공세도 거세지고 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날 예방한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게 “검찰의 보완수사가 없었다면 장윤기 사건은 영원히 은폐됐을 가능성이 크다. 피해자들의 눈물을 닦기 위해 보완수사권을 존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이날 회의장을 찾아 ‘보완수사권 졸속 폐지’ 팻말을 들고 항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