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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탁의 민심풍향계] 30대 여권에 등 돌린 이유, 알고 보니 부동산 정책 때문

중앙일보

2026.07.08 08:18 2026.07.08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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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년 지지율 하락 왜?

김성탁 논설위원

김성탁 논설위원

지난해 6월 4일 취임한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주년을 지났다. 정기 여론조사를 2주마다 실시해온 한국갤럽 기준으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역대 대통령들에 비해 낮지 않다. 취임 1주년 무렵 극적인 한반도 평화 무드로 문재인 전 대통령은 78%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도 ‘하나회’ 척결 등 과감한 개혁 정책으로 취임 초 80%를 넘나들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역시 외환위기(IMF) 극복 리더십을 발휘해 60%대 지지율을 보였다. 반면 노무현·박근혜·이명박·윤석열 전 대통령은 지지율 급락을 겪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4월 67%였던 긍정평가, 6월 이후 50%대 하락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을 거쳐 집권한 이 대통령은 빠르게 사회적 혼란을 안정화하고 한미 관세 협상 타결 등 경제·외교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 4월까지 65% 전후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6월부터 지금까지 50%대로 내려왔다.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흔들린 원인은 뭘까. 허진재 갤럽 여론수석은 “우선 지방선거 전후로 나눠봐야 하는데, 선거 이후 10%포인트 정도 떨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선거 전 4월 무렵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 평가는 67%까지 치솟았는데, 선거가 끝난 6월 2주 조사에서 57%로 하락했다가 6월 4주 51%, 7월 1주 54%를 보이고 있다. 여권은 이번 선거에서 서울시장 탈환에 실패하면서 스스로 '이겼다고 할 수 없다'는 평가를 내놨다. 선거에서 졌다는 것은 민주당을 지지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늘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지지율 하락이 나타나는 것은 불가피하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지지율 등락의 원인을 유추할 수 있는 조사가 있다. 갤럽은 여론조사를 하면서 대통령이 어떤 점에서 잘하고 있거나 잘못하고 있는 지를 응답자에게 한 가지만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고 질문한다. 그 결과를 모아 긍정 평가와 부정 평가의 이유를 비중 순으로 소개한다.

선거 전인 4월 28~30일 조사에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4%였고,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26%에 그쳤다. 전국 모든 지역에서 긍정 평가가 높았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40~50대뿐 아니라 20~30대와 60대 이상에서도 그랬다. 지역과 세대를 불문하고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당시 긍정 평가 이유는 외교(17%), 경제·민생(17%), 전반적으로 잘한다(10%), 직무 능력 및 유능함(8%) 등의 순이었다. 여론조사 직전인 4월 27일 정부가 고유가 피해지원금 1차 지급 신청을 받았는데, 부정 평가 이유 첫 번째로 '과도한 복지·민생 지원금'(15%)이 꼽혔다. '국고 낭비 및 추경과 재정 확대'(6%)까지 포함하면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퍼주기’ 반대 여론이 부정 평가의 주 요인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긍정 평가가 워낙 높아 국정 운영에 대한 국민적 지지는 탄탄한 상태였다.


부정평가 이유에 '본인 재판 회피'

그러다 5월 12~14일 갤럽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3%포인트 하락한 61%를 보인다. 이때 새로운 부정 평가 이유가 등장한다. 5월 8일 더불어민주당이 ‘조작기소 특검법’을 발의했다.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취소를 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된 특검이어서 야당이 강하게 반발했다. 이 조사 때 이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에서 ‘도덕성 문제, 본인 재판 회피’(10%)와 ‘공소 취소 특검법 발의’(5%)라는 항목이 처음 등장했다.

공소취소 논란은 선거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허 수석은 “4월만 하더라도 민주당이 서울까지 압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는데, 5월 초 조작기소 특검법 발의를 계기로 보수나 중도층이 선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어차피 여당이 이길 것이라며 투표 의향 자체가 낮았던 보수층이 이 문제에 의사를 밝히겠다고 나서면서 투표율도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선거 후인 6월 8일 이 대통령은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공소취소 특검과 관련해 “문제가 있어 보이지 않나. 잘못된 게 있으면 (공소를) 취소하고, 없으면 그대로 하면 되지만 최소한 진상규명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직후인 6월 9~11일 갤럽 조사에서 국정운영 지지율이 57%로 급락한다. 국정운영 부정평가 이유에 ‘도덕성 문제, 본인 재판 회피’와 ‘공소 취소 특검법 발의’가 13%를 차지했다. 조작기소 특검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태도로 받아들여진 것이 영향을 미친 셈이다.


역대 대통령 대비 낮지 않지만 추가 하락 위험

역대 대통령의 추세를 보면 한번 내려간 지지율은 회복하기 쉽지 않다. 이 대통령의 경우 50%대 하락이라는 변곡점을 한 차례 겪은 상황이다. 대통령 지지율이 50%만 넘으면 큰 지장이 없다고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말한다. 무응답층 10%정도를 제외하면 긍정 평가가 부정 평가보다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권이 다시 조작기소 특검을 밀어붙이겠다고 나서 중도층을 돌아서게 하고 지지율 50%를 무너뜨린다면 이 대통령의 국정 동력은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이미 ARS 방식의 여론조사에서는 40%대 지지율이 나오고 있다. 공소취소 논란은 이 대통령이 결자해지할 수 있는 이슈다. 그럼에도 추진한다면 향후 총선과 대선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하면 여당에서 대통령과의 차별화 움직임이 이는 등 내분이 발생했던 것이 과거 사례다. 여권 스스로 공소취소를 접는 게 해법이다.


선거 패배 원인된 조작기소 특검 추진 말아야

갤럽 여론조사에서 긍정 평가 요인으로는 전혀 거론되지 않고 5~10% 정도로 부정 평가 이유로만 매번 꼽히는 항목이 부동산 정책이다. 갤럽은 6월 30일부터 7월 2일까지 1005명에게 전화면접 방식으로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평가를 물었다.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26%에 그쳤고, 잘못하고 있다가 46%나 됐다. 부정 평가는 서울에서 59%로, 긍정 평가(19%)보다 크게 높았다.

특히 다른 세대에 비해 여권에 대한 지지가 낮은 20~30대에서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만이 컸다. 20대의 51%와 30대의 56%가 ‘잘못하고 있다’고 했다. 긍정 평가는 각각 17%, 15%에 그쳤다. 또 70대 이상에서 51%가 잘못한다는 반응을 보여 청년층과 고령층의 불만이 높았다.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잘못하고 있는 이유로는 '집값 상승을 억제하지 못하기 때문'이 21%로 가장 많았다. 이어 대출 한도 제한 10%, 과도한 규제 8%, 시장원리 무시 및 시장 개입 5%, 전·월세 임대료 상승 우려 5%, 공급 부족 4% 등이었다.


집값 서울시장 선거에도 영향

부동산 문제는 선거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윤석열 정부의 탄생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반발이 큰 원인이었다. 허 수석은 “세대별 투표 성향을 보면 40대 이상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큰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40~50대의 민주당 지지 성향은 꾸준히 강하다. 20대의 경우는 젠더 이슈로 인해 남성은 보수, 여성은 진보 성향을 띈 적이 있고 실제 이재명 대통령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 겨룬 20대 대선에서 확연히 다른 투표 성향을 보였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그러나 민주당 지지 성향을 보여오던 30대가 20대 대선에서 성별 구분 없이 반반씩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로 쪼개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30대의 민주당 지지가 줄어든 것이다. 이런 현상의 주원인으로 부동산 정책 실패가 꼽힌다. 40대 이상은 자가보유율이 높아 집값이 올라도 불만이 없을 수 있다. 그러나 집이 없는 사람이 훨씬 많은 30대는 문재인 정부 당시 집값 상승으로 인생에 악영향을 받았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 "돈 빌려 집 샀으면 두 배가 됐을 텐데 나는 예외였다"는 인식이 민주당 정부 심판으로 이어졌다.


세금으로 집값 잡을 수 있나

이재명 정부도 집값을 잡겠다고 나섰지만, 성과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강남만이 아니라 서울과 경기 대부분이 오르고, 전세 품귀에 월세만 수백만 원이 됐다. 대출로 집을 산 뒤 전세 놓고 낡은 집에서 고생하다 돈을 모아 들어가는 게 과거 서민의 현실적인 내 집 마련 수단이었다. 그런데 이재명 정부는 이를 ‘갭 투기’라며 대출을 막고 있다. 대통령은 전세가 소멸할 제도라지만 여론은 반대이고, 젊은이들은 ‘그럼 나는 어떡하라는 거냐’고 묻고 있다.

보유세 인상이나 장기보유특별공제 폐지 등 세금과 규제를 강화한다고 집값 안정 보장이 없다는 것은 문재인 정부에서 확인된 바 있다. 실제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정부의 보유세 인상 방침 등 부동산 정책이 막판 승패를 가른 결정적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민주당이 선거에서 어려움을 겪는 데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불만을 가진 30대의 이탈 영향이 크다.

'주택은 사는(buying) 것이 아니라 사는(living) 곳'(구윤철 부총리)이라는 이상적인 주장 대신 특단의 공급 대책을 내서라도 부동산 시장 안정에 실질적 효과를 보이지 못한다면 민주당의 청년 세대 지지 확보는 요원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김성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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