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교 위원장이 8일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를 진행하는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어제 단독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열고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하지만 광주 장윤기 살인사건 등을 계기로 보완수사권 존속의 필요성에 대한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여당 내에서도 신중론이 나오고 있다. 강경파가 속도전을 주장하고 있지만, 부작용을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만큼 무작정 밀어붙일 일이 아니다.
치밀하게 보완책을 마련하지 않고 보완수사권을 폐지할 경우 일반 형사사건에서 피해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여고생 살해범 사건은 검찰의 보완수사 과정에서 단순 살인이 아닌 성폭행 목적의 사건이었음을 밝혀냈고, 그 이후 경찰 간부인 장윤기의 아버지와 수사팀의 유착과 증거인멸 정황이 드러났다. 보완수사권의 필요성을 증명하는 이런 사건이 발생했는데도 민주당이 전당대회를 앞둔 선명성 경쟁에 빠져 피해자가 생겨날 상황을 방치한다면 책임을 방기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당 대표 직무대행을 겸하는 한병도 원내대표가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는 민주당의 확고부동한 원칙”이라고만 반복하는 것은 유감이다. 홍기원 의원을 비롯해 왜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검수완박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힘없는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개혁인데, 보완수사권을 완전 박탈하면 사회적 약자가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오는지 귀를 기울이기 바란다.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사건에 한해 보완수사권을 인정하자는 주장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히 증거인멸 위험성이 크거나 공소시효 만료가 임박한 경우, 수사를 담당한 경찰의 중대한 인권 침해가 있는 경우 보완수사를 폐지했을 때 어떻게 할 것인지 논의가 필요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제한적인 보완수사권의 필요성을 언급했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어제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피해자가 억울하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신이 그러하다면 최종 입법 권한이 있다는 이유를 들어 국회가 결정하는 대로 맡겨두겠다고 하는 것은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 국정에 무한 책임을 지는 정부와 여당이 지금이라도 함께 부작용을 최대한 완화하는 대안을 모색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