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단독] 학생보다 교직원이 많은 학교…넘치는 교부금 이젠 바꾸자

중앙일보

2026.07.08 13:00 2026.07.08 18:12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교부금은 학생 수가 급증하던 1972년, 초·중등 교육 재정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도입됐다. 당시에는 한 해 출생아 수가 100만 명에 육박했다. 이후 학생 수는 지속적으로 줄었지만, 교부금은 세입에 연동되는 구조 탓에 오히려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문제는 이렇게 늘어난 재정이 교육 현장에 직접 투입되기보다 현금성 지원사업이나 물건비·자본지출 등 간접 지출 항목에서 크게 증가한 점이다.

8일 중앙일보가 입수한 지방교육재정 세출 내역 분석 자료에 따르면, 학생 수는 2016년 662만 명에서 2025년 553만 명으로 16.3% 줄어든 반면 지방교육 재정교부금은 같은 기간 43조1616억원에서 70조7542억원으로 64% 늘어났다. 최근 반도체 호황으로 세수가 크게 증가하면서 내년에는 교육교부금이 10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온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교부금 사용처를 둘러싸고 가장 논란이 큰 부분은 인건비다. 학생 수는 감소했지만 인력 규모는 오히려 늘었고, 인건비 부담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학생 수가 16.3% 줄어드는 동안 교원·공무직 수는 57만3338명에서 64만7051명으로 12.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무직은 같은 기간 8만2000명에서 14만 명으로 약 71.4% 늘었다. 이들에게 지급되는 인건비도 1조6491억원에서 6조7543억원으로 309.6% 급증했다. 교육공무직은 급식조리사, 돌봄전담사, 교무행정사 등 학교 현장에서 교원과 지방공무원을 제외한 무기계약직·기간제 노동자이다.

교육계에서는 “학교가 돌봄·복지 업무까지 맡게 되면서 관련 직종이 늘어난 것”이라고 반박한다. 하지만 예산당국 관계자는 “학생보다 교직원이 더 많은 초등학교도 존재한다”며 “공무직이 교수·학습활동을 보조하는 성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공무직 수가 급격히 증가한 배경과 운용 실태에 대한 면밀한 원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10년간 세출결산 항목 중 가장 크게 늘어난 것은 자본지출이었다. 자본지출은 2016년 6조1092억원에서 2025년 13조7979억원으로 125.9% 증가해 2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자본지출은 학교 신설, 토지 매입, 시설사업비 등에 투입되는 예산을 말한다.


자본지출이 급증한 배경에는 필수 안전시설 투자뿐 아니라 잦은 리모델링, 청사 신·증축 등 불요불급한 지출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 중 건설비는 최근 10년간 5조2000억원에서 12조5000억원으로 141.3% 급증했다. 학교시설 개선 등 안전 확보를 위한 필수 소요를 제외하더라도, 반복적인 리모델링과 교육청사 신축 등 불필요한 시설투자가 상당 부분 포함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실제 지난해에만 강남서초교육지원청 378억원, 경북예천교육지원청 130억원, 전남신안교육지원청 171억원 등 9곳에서 교육지원청 신·증개축이 이뤄졌다. 부산 약 3000억원, 인천 약 1127억원, 서울 약 1300억원 등 교육청 신축에도 약 5400억원이 투입됐다.

항목 학교 현장에 직접 투입되지 않는 교육청 기본경비인 물건비도 크게 늘었다. 2조460억원(2016년)에서 4조747억원(2025년)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업무추진비, 운영비, 여비 등이 물건비에 해당한다. 교직원들의 업무추진비는 10년 사이 340억원에서 539억원을 58.5%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중앙정부 업무추진비는 5.3% 줄어든 것과 대조된다.

교부금이 선심성 현금·현물 지원사업으로 흘러가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목된다. 올해 관련 사업에는 총 7658억원이 투입될 예정으로, 2021년 2846억원과 비교하면 3배에 가까운 규모다. 앞서 2021~2022년 서울시교육청은 초·중·고교 신입생에게 입학지원금 명목으로 960억원을 지급했다. 같은 기간 경북도교육청은 행정직 공무원 등에게 46억원 규모의 노트북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연주([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