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홍성군 용봉산 기슭에 자리 잡은 충남도지사 관사. 2013년 1월 충남도청이 대전에서 내포신도시로 이전하면서 건축한 관사는 안희정 충남지사 퇴임 이후 어린이집 등으로 사용해왔다. 신진호 기자
충남도가 24시간 어린이집으로 활용했던 도지사 관사를 영빈관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이 관사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머물던 곳으로 후임자들은 이곳 대신 별도의 관사에서 거주했다.
8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충남도와 박수현 충남지사의 인수위원회인 통(通)하는 충남준비위원회 등은 홍성군 용봉산 자락에 있는 충남도지사 관사를 외부 손님을 맞는 장소인 ‘영빈관’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 이곳은 비어 있는 상태로 충남도는 지난해 말까지 24시간 어린이집과 놀이시설 등으로 활용해왔다. 어린이집은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학부모의 민원 등으로 지난해 10월 내포신도시로 이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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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안희정 퇴임 후 어린이집 전환
충남도는 2013년 1월 대전에서 내포신도시(홍성·예산)로 청사를 이전하면서 용봉산 중턱에 충남도지사 관사를 조성했다. 관사는 2155㎡(약 650평) 부지에 본채와 게스트하우스, 경비초소 등 4개의 건물로 이뤄졌다. 초소를 제외한 건물 3개의 면적은 340㎡(73평) 정도다. 민선 5~6기 충남지사를 지낸 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충남도청이 내포신도시로 이전하면서 용봉산 관사에 입주, 2018년 3월 퇴임 때까지 머물렀다.
지난 2018년 8월 14일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안희정 전 지사가 거주하던 본채는 침실과 서재, 문간방 등으로 이뤄졌고 게스트 하우스는 화장실이 딸린 2개의 방으로 조성됐다. 관사 건축에는 18억4279억만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안 전 지사 거주할 당시 월평균 공과금은 80여 만원 정도였다. 안희정 전 지사는 임기 만료 4개월가량을 앞두고 터진 이른바 미투(Me Too) 사건으로 2018년 3월 6일 자진해서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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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 양승조·김태흠 지사, 용봉산 관사 입주 안해
2018년 7월 취임한 양승조 전 충남지사(더불어민주당)는 용봉산 관사로 들어오지 않고 정무부지사가 사용하던 내포신도시 롯데아파트(84㎡)를 수리한 뒤 입주했다. 당시 충남도청 내부에서는 “양 지사가 용봉산 관사 입주를 꺼려 아파트를 선택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아파트 사용에 필요한 공과금 등은 충남도가 모두 지원했다.
2022년 7월 취임한 김태흠 전 충남지사는 양 전 지사가 사용하던 관사를 정무부지사에 내주고 본인은 내포신도시에 별도의 빌라를 임대한 뒤 거주했다. 임대료와 월세는 모두 김 지사 스스로가 부담했다. 지난 7월 1일 취임한 박수현 충남지사는 내포신도시 롯데아파트 관사에 입주할 예정이다. 인테리어 등 수리를 마칠 때까지는 공주 자택에서 출퇴근한다. 충남도는 관련 조례에 따라 인테리어 비용은 물론 아파트 관리비 등을 모두 지원하게 된다.
충남 홍성군 용봉산 기슭에 자리 잡은 충남도지사 관사. 2013년 1월 충남도청이 대전에서 내포신도시로 이전하면서 건축한 관사는 안희정 충남지사 퇴임 이후 어린이집 등으로 사용해왔다. 신진호 기자
박수현 지사는 용봉산 관사를 영빈관으로 사용하기 위해 인수위원회 격인 ‘통하는 충남준비위원회’를 통해 검토를 거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과 대전, 부산 등 대도시와 달리 호텔과 식당 등 인프라가 부족한 내포신도시 특성을 고려해 외부 손님을 접대할 공간으로 관사를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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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빈관 전환하면 인테리어 비용 등 수억원 투입
용봉산 관사는 현재 비어 있는 상태로 충남도는 ‘일반 재산’으로 분류했다. 사용 목적이 없는 공간이라는 의미다. 관사로 재활용하거나 영빈관으로 전환할 경우 ‘행정 재산’으로 목록을 변경해야 한다. 건축한 지 13년이 넘은 관사는 지난해 10월부터 활용하지 않은 데다 낡아 유지·보수가 필요한 상황이다. 영빈관으로 사용하려면 내부 인테리어와 주방, 침실 등을 꾸미는 데 수억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충
남도는 전망하고 있다.
충남도 고위 관계자는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용봉산) 충남지사 관사를 영빈관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며 “내부 회의를 거쳐 최종 결정만 남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수현 충남지사가 7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무직 인선 배경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충남도]
관사의 영빈관 전환에 대해 일부에선 인수위원회가 “충남도 재정 상황이 매우 엄중하고 위급하다”고 진단해 놓고 수억원의 예산을 들여 관사를 정비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천안과 아산 등 충남의 다른 도시는 물론 내포신도시 인근 숙박업소를 이용하면 해결할 수 있다는 게 시민사회단체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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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미투 사건 발생한 곳, 실망 금할 수 없어"
천안시민사회단체협의회 이선영 집행위원장은 “안희정 미투 사건이 발생했던 곳을 영빈관으로 사용하겠다는 계획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구본영 정무부지사 임명에 이어 관사를 영빈관으로 전환하려는 행보는 도민의 신뢰를 저버리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