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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 오른팔’ 최형우 30년 간병…갑상선암 걸린 아내의 선택

중앙일보

2026.07.08 13:00 2026.07.08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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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부부라기보다 동지(同志)야, 동지. "
원영일(86) 여사는 남편을 지그시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29년 전 뇌졸중으로 쓰러져 와병 중인 남편은 아내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노년 여성의 입에서 나온 ‘동지’라는 단어가 낯설었지만, 이내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의 남편은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오른팔이자 상도동계의 거물로 불리는 최형우(91) 전 내무부 장관이다. 올해로 결혼 60주년, 원영일은 그 세월 동안 ‘정치인의 아내’라는 이름만으로 형언할 수 없는 파란만장한 길을 걸어왔다.
최형우 전 장관(가운데)의 칠순 잔치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오른쪽)과 원영일 여사(왼쪽)가 축하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원영일

최형우 전 장관(가운데)의 칠순 잔치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오른쪽)과 원영일 여사(왼쪽)가 축하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원영일


젊은 날, 최형우는 민주화 운동의 투사로 몸을 던졌다. 이때 원영일은 그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함께 버텼다.


남편이 수배와 투옥·고문으로 피투성이가 될 때, 아내는 감시와 감금을 당하는 고초를 겪었다. 남편이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집을 비우면, 아내도 발바닥에 불이 나도록 유세를 다녔다. 남편이 민주화를 위해 헌신할 때, 아내는 식당 일에 속옷 장사를 하며 생활비를 벌어 자식 4명을 길러냈다.

치열하고 매서웠던 투쟁의 시절은 이제 지나갔나 싶었다. 하지만 1997년 3월, 최형우가 갑작스러운 뇌졸중으로 쓰러지면서 부부의 인생은 더 어두운 나락으로 떨어지는 듯했다. 최형우가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던 시기였다.

가장 빛나는 시기, 가장 깊은 절망으로 고꾸라진 남편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원영일은 매 순간 온 신경을 곤두세우며 간병을 이어갔다. 극도의 긴장감은 독소가 돼 원영일의 몸에 고스란히 쌓였다. 결국 최형우가 쓰러진 지 9년 뒤, 원영일에게서 갑상선암이 발견됐다.

원영일 화백이 지난 4월 경기도 성남 자택에서 남편인 최형우 전 내무부 장관을 보살피고 있다. 김종호 기자

원영일 화백이 지난 4월 경기도 성남 자택에서 남편인 최형우 전 내무부 장관을 보살피고 있다. 김종호 기자

" 그때는 정말 하늘이 노랗다 못해 캄캄해졌어요. ‘장관님보다 내가 먼저 죽겠다, 먼저 가면 이 양반은 누가 돌보나’ 그 걱정뿐이었어요. "

〈100세의 행복3〉 이번화에선 남편을 여전히 ‘장관님’이라 부르며 30년째 지극정성 간병하다 본인마저 암에 걸린 원영일의 얘기를 담았다.

고령 갑상선암 환자가 매일 먹은 ‘이 빵’

지난 4월, 경기도 성남에 있는 최형우·원영일 부부의 자택. 거동이 불편한 최형우는 침대에 누운 채 취재진을 반갑게 맞았다. 정확한 발음으로 대화하는 건 어렵지만, 간단한 제스처로 의사소통은 가능한 상태였다.

원영일은 최형우가 쓰러진 뒤 30년 가까이 간병에서 자유로웠던 적이 없다. 제 몸보다 덩치가 큰 남편을 부축해 병원을 오가고 하루 세끼 정성스런 8첩 반상을 차리는 일은 매일 되풀이되는 고된 노동이었다. 24시간 긴장 속에서 지친 몸을 누일 새도 없이 밤중에도 몇 번씩 깨 남편의 상태를 살피며 지새운 밤들은 고스란히 그의 몸에 보이지 않는 독소로 쌓였다.

남편을 돌보느라 방치한 몸이 버텨줄 리 없었다. 2006년 69세의 나이에 원영일의 갑상선에서 암이 발견됐다. 암보다 더 무서웠던 건 자신이 죽은 뒤 병상에 홀로 남겨질 남편이었다. 남편을 위해 일어나야 했다. 원영일은 간병을 시작한 뒤 처음으로 남편을 떼놓고 독일로 날아갔다.


(계속)

독일에서 갑상선 절제 수술을 받은 원영일이 가장 걱정한 건 ‘식단’이었습니다. ‘머나먼 타국의 음식이 입에 잘 맞을까’ 걱정되었던 것이지요. 그는 한국에서도 익숙한 재료로 조합한 ‘빵’을 먹으면서 건강하게 몸을 회복했습니다.

또 치료 부작용으로 입안이 마르지 않게 하루에도 수십 번 손가락으로 찍어 혓바닥에 발랐던 건 무엇이었을까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36258

김영삼 대통령이 뇌졸중으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최형우 전 장관의 병문안을 가 부인 원영일씨와 악수하며 위로의 말을 전하고 있다. 중앙포토

김영삼 대통령이 뇌졸중으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최형우 전 장관의 병문안을 가 부인 원영일씨와 악수하며 위로의 말을 전하고 있다. 중앙포토











김서원.이민정.선희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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