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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버터] “시각장애인도 카톡할 때 이모티콘 씁니다”

중앙일보

2026.07.08 13:30 2026.07.12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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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일 카카오 디지털접근성책임자

김혜일 카카오 디지털접근성책임자(DAO)는 “디지털 접근성을 위한 기술은 이미 충분하다”며 “중요한 것은 그 기술을 서비스에 당연히 적용하겠다는 판단과 협력 구조”라고 말했다. 성남=이신영 기자

김혜일 카카오 디지털접근성책임자(DAO)는 “디지털 접근성을 위한 기술은 이미 충분하다”며 “중요한 것은 그 기술을 서비스에 당연히 적용하겠다는 판단과 협력 구조”라고 말했다. 성남=이신영 기자

카카오톡에서 이모티콘은 말보다 빠르게 감정을 전한다. 시각장애인 이용자도 마찬가지다. 화면에 나타나는 표정을 눈으로 확인할 수는 없지만, 화면 낭독 프로그램인 스크린리더로 이모티콘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카카오톡의 이모티콘 총 85만 개에 모두 ‘대체 텍스트’가 입력된 덕분이다. 이 기능은 비장애인들에게도 유용하다. 이어폰을 끼고 운동하거나 이동할 때 이모티콘을 포함한 전체 메시지를 음성으로 확인할 수 있다.

김혜일 카카오 디지털접근성책임자(DAO)는 10년 넘게 카카오의 디지털 접근성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시각장애인 당사자이기도 한 김 책임자는 각 계열사, 부서별로 흩어져 있던 접근성 이슈를 체계화하고 서비스에 공통된 기준을 반영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 30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아지트에서 만난 김 책임자는 “‘디지털 접근성’은 곧 서비스 품질”이라며 “기능을 일부 고치는 차원을 넘어 개발과 운영 전 과정에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 달에 한 번, 리더들이 모인다



Q : 이모티콘 같은 세부기능까지 접근성 이슈를 반영하기 쉽지 않겠다.

A : “비장애인은 스마트폰 앱을 업데이트하면서 ‘원래 있던 기능을 앞으로 못 쓰게 되면 어떡하지’까지 걱정하진 않는다. 장애인 이용자는 다르다. 서로 ‘업데이트해도 그대로 작동해?’ 물어본다. 누군가가 먼저 업데이트라는 모험을 해본 뒤에야 안심하고 따라가는 것이다. 그런 불안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


Q : 카카오 서비스가 워낙 많다. 일관된 기준을 적용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다.

A : “한 달에 한 번 주요 서비스 담당자들이 모이는 ‘접근성 테이블’을 연다. 카카오톡, 카카오맵, 카카오톡 선물하기 등 다양한 서비스의 담당자들이 참여한다. 이 자리에서 한 달 동안 제기된 접근성 이슈와 앞으로 예정된 업데이트를 함께 논의한다. 최소한 카카오 안에서는 어느 서비스를 쓰더라도 비슷한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기준을 맞춘다. 여러 서비스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UI가 있다면 ‘카카오에서는 이런 유형은 이렇게 처리하자’는 방향성을 합의하는 것이다.”


Q : 회의에는 어떤 사람들이 참여하나.

A : “각 팀에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리더급 담당자들이 참여한다. 개발자, 디자이너, 기획자 등 업무 분야는 다양하다.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은 다시 팀 안에 공유하고, 현장에서 나온 의견은 접근성 테이블로 가져온다. 카카오처럼 서비스가 많고 규모가 큰 회사에서는 이슈가 생겼을 때 누구와 이야기해야 하는지 찾는 일부터 쉽지 않다. 접근성 테이블은 그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필요한 사람을 더 빨리 찾고, 함께 해결책을 논의할 수 있게 해준다.”



‘점검팀’이 된 장애인 직원들



Q : 현재 책임자를 맡은 ‘디지털 접근성 전담 조직’의 주요 업무는 무엇인가.

A : “크게 보면 R&D와 접근성 테스트로 나눌 수 있다. R&D 담당자들은 접근성 기술과 해결 방법을 연구한다. 개발 경력이 있는 인력들이 해외와 국내 접근성 가이드라인을 살펴보고, 카카오 서비스에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기준으로 정리한다. 접근성 테스트도 중요한 축이다. 장애 당사자를 포함한 접근성 담당자들이 실제 서비스와 업데이트된 기능을 직접 점검한다. 단순히 기준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실제 이용자가 서비스를 쓰는 과정에서 어디에서 막히는지 확인하는 역할이다.”


Q : 그렇게 발견한 문제는 어떻게 관리하나.

A : “내부 시스템에 등록해 담당 조직이 바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 연 2회 ‘접근성 실태조사’도 한다. 크게 ‘사용자 테스트’와 ‘전문가 테스트’로 나뉜다. 사용자 테스트에서는 로그인하기, 카카오톡으로 메시지 보내기 같은 과제를 정한 뒤 전맹 시각장애인, 저시력인, 지체장애인 등 세 유형의 사용자가 해당 기능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는지 확인한다. 전문가 테스트에서는 서비스의 주요 화면을 하나씩 검수한다.”


Q : 실태조사 결과는 어떤 의미가 있나.

A : “조사 결과는 CEO KPI에도 반영된다. 각 부서가 접근성 개선을 꾸준히 추진하도록 만드는 제도적 장치 중 하나다.”


Q : 실제로 접근성이 점점 개선되고 있나.

A : “점수를 높이는 것만 생각하면 같은 항목만 반복해 조사하면 된다. 그럼 점수는 쉽게 오른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다. 세부 항목을 매번 바꾸는데도 점수는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Q : 실무자들 반응은 어떤가.

A : “카카오는 출시 초기부터 접근성을 고려해온 경험이 오래 쌓여 있어 현업에서도 접근성을 서비스 품질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슈를 이야기하면 ‘안 된다’기보다 ‘언제까지 해보자’ ‘어떤 방식으로 풀어보자’는 답이 더 많이 나온다. 담당자로서 기쁘다.”


Q : 디지털 접근성 확대가 기업의 경쟁력이 될 수 있을까.

A : “물론이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이라면 필수로 갖춰야 할 요소다. 유럽과 미국에는 디지털 접근성과 관련한 기준과 규제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접근성을 기업을 규제하는 장치로만 보면 안 된다. 결국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더 많은 사람이 쓸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조건이다.”


Q : 접근성 담당자로서 앞으로 만들고 싶은 카카오톡의 모습은.

A : “업데이트가 되든, 새로운 기능이 나오든 장애인 이용자가 카카오 서비스라면 안심하고 쓸 수 있다는 신뢰를 만들고 싶다. 아직 완벽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접근성은 비장애인에게는 가끔 생각나는 주제일 수 있지만 장애 당사자에게는 일상이다. 서비스 제공자가 해결해야 한다. 아직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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